김경록 “KBS 인터뷰는 검찰 조사와 유사한 계획된 각본”
김경록 “KBS 인터뷰는 검찰 조사와 유사한 계획된 각본”
방통심의위 심의 ‘잘못 흘러가고 있다’며 의견서 전달
인터뷰 성사 과정, 당일 검찰조사 문제 있다며 ‘내통’ 의혹 재차 제기
방통심의위, 의견서 검토해 관계자 징계 결정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위원장 강상현)가 지난해 왜곡 논란이 벌어졌던 KBS의 김경록 PB 인터뷰에 대한 심의를 진행해 ‘관계자 징계’를 24일 결정했다.

지난 5일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지난해 9월10일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PB를 인터뷰한 KBS ‘뉴스9’이 방송심의 규정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바 있다. 심의위원들은 당시 제재 수위를 합의하지 못해 전체회의에 회부하기로 하고 24일 재논의키로 했다. 결론을 내지 못하다가 이날 관계자 진술 결정이 나온 것은 인터뷰 당사자인 김경록씨가 제출한 의견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경록씨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알릴레오’에 출연해 정경심 교수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조국 전 장관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한 자신의 KBS 인터뷰는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KBS와 검찰의 유착 관계를 제기해 파장이 컸다.

방통심의위 심의 결과는 KBS 인터뷰 왜곡 논란에 대한 결론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런데 김씨는 심의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며 미디어오늘과 방통심의위 사무국에 재차 KBS와 검찰의 유착 관계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미디어오늘은 전달받은 의견서를 살펴본 결과 유착 의혹에 대한 구체적이고 새로운 근거와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김씨가 전달한 다섯 장 분량의 의견서에는 KBS와 인터뷰 전후 과정과 인터뷰 이후 검찰 조사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김씨는 KBS 측이 인터뷰를 제안하면서 검찰과 관계를 들어 압박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김씨는 지난해 9월10일 대학 동문으로 알고 지내던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역시 대학 동문인 KBS 법조팀장을 만나 인터뷰를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저는 인터뷰를 할 이유도 없고 변호사를 통해서 검찰조사에만 충실하고 싶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KBS 법조팀장은 거의 2시간 동안이나 회유와 설득을 반복했고, 차마 입에 담기에도 험한 이유까지 들어가며 인터뷰를 성사시키려 했다. 그중 가장 강조하면서 저를 설득하려고 했던 내용은 송아무개 3차장과의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본인과 3차장 검사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 사람이 너의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영장을 만지작거린다는 소리까지 있더라. 본인이 3차장 검사와 매우 친하니 네가 인터뷰하면 그 사람이 선처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KBS 측은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검찰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김씨에게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인터뷰 제안에 김씨는 “사모펀드 투자 과정에서 법과 규정을 지키려고 했고, 사모펀드 투자 이후에 조국 교수는 정말 펀드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내용 등을 전달할 수 있으면 인터뷰를 할 의사가 있으며 그것을 법조팀장이 받아들이면서 인터뷰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인터뷰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씨는 “9월7일 (검찰)조사 과정에서 받았던 질문의 내용과 형식, 순서들이 너무 일치해서 중간에 인터뷰를 끊고 법조팀장에게 질문이 너무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9월7일 제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6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찰) 조사받은 질문과 유사한 질문을 9월 10일 이틀 만에 도대체 어디를 취재하고 조사를 해야지 구할 수 있을까요”라며 “이틀 전 검찰 조사에서 받았던 질문과 형식, 순서가 유사한 인터뷰 질문들이 1시간 내내 계속됐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저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의 9월11일 뉴스9 기사까지가 계획된 각본이 아니었냐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 KBS ‘뉴스9’은 지난해 9월11일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 리포트 2개를 보도했다. 사진=KBS 보도화면 갈무리.
▲ KBS ‘뉴스9’은 지난해 9월11일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 리포트 2개를 보도했다. 사진=KBS 보도화면 갈무리.

김씨가 KBS 인터뷰가 검찰과 유착 관계에 따라 진행됐다고 강하게 ‘의심’하는 것은 KBS 인터뷰 당일 받은 검찰 조사 때문이다. 김씨에 따르면 9월10일 오전 KBS 인터뷰를 마치고 오후 2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당일 저녁 8시경 아무개 검사가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출력해 책상 위에 올려놨던 문서를 보게 된다. 김씨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A부부장 검사가 B검사에게 “김경록이 KBS랑 인터뷰했단다.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다는데 네가 털어 봐라”라는 대화 내용이었다고 한다.

KBS는 김씨가 인터뷰에서 한 주장을 교차 확인하기 위해 검찰에 문의했기 때문에 검찰이 김씨가 KBS 인터뷰를 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씨는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왔다’라는 대목의 검찰 측 문건 내용은 KBS와 검찰이 ‘내통’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보고 있다.

김씨는 KBS와 인터뷰 말미 녹음이 꺼진 상태에서 ‘동양대 최성해 총장이 조국 교수의 양복을 맞춰 주겠다고 집에 쫓아 왔다’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것이 와전돼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 왔다고 검찰 쪽에 전달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인터뷰 현장에)거기 있던 KBS 기자 혹은 KBS 기술자들에게 꽂혀 있던 빨대를 통해서 검찰에 전달이 됐고, 그걸 털어 보라고 A부부장 검사가 지시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KBS와 공식 인터뷰에 담겨 있지도 않은 자신의 말이 와전돼 마치 조국 전 장관이 불리한 증언을 막기 위해 김씨 자신의 집으로 쫓아왔다는 내용이 검찰에 흘러 들어간 것은 ‘KBS와 검찰이 유착 관계에 있다’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KBS 인터뷰 이후 검찰이 제게 확인하려고 한 건 딱 한가지”였다며 “엉뚱한 빨대를 통해서 들어온 ‘조국이 김경록 집에 쫓아갔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인터뷰한 내용을 KBS 측에 보도하지 말 것을 요청한 사실도 새롭게 밝혔다. 김씨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도중 휴식 시간을 달라고 해서 휴게실에서 KBS 법조팀장에게 연락을 했다. 오전에 인터뷰한 내용을 절대로 기사로 내보내지 말고 어떠한 내용도 내 말을 인용해서 내보내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사화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KBS 법조팀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날 11일 KBS는 김씨의 목소리를 변조해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김씨는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재차 KBS와 검찰의 유착 관계 의혹을 제기한 이유는 방통심의위에 출석한 KBS 관계자의 주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조국, 정경심 교수는 죄가 없다고 말한 사람의 인터뷰를 조국, 정경심 교수가 마치 범죄혐의가 있는 듯이 방송을 한 사람들이 마치 정경심 교수를 보호하기 위해 검찰에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위선적인 대답을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아직도 조사가 매우 미진하거나 양심이 없거나 이 사항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인터뷰가 진행되기 위해서 오갔던 말들과 진행 과정들을 돌이켜보면 이는 애초부터 누군가의 의도로 기획된 계획이고 뉴스라는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그런 뉴스를 놓고 왜곡이다 아니라고 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고자 하는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17일 통화에서도 “2019년 9월 7일 검찰에서 포렌식 조사를 바탕으로 한 질문을 받았다. 일반 언론에서 알 수 없는 영장 금융 거래 내용을 확보했을 때 파악할 수 있는 내용으로 포렌식 조사 시간순으로 맥락과 등장인물 등 검찰이 한 질문과 KBS가 한 질문(10일 인터뷰)이 거의 유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제가 알릴레오에 출연했던 이유는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가 피해자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그게 전달이 됐으면 했다. 오히려 KBS 인터뷰 왜곡 논란으로 변질될까 우려했다”며 “이후 KBS 자체 조사를 한다고 전해들었지만 당사자인 저에게 연락이 단 한번도 온 적이 없었고, 진실을 제대로 파헤친 적이 없다고 생각해서 더 구체적으로 저의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관련 내용을 직접 밝히기 위해 오는 24일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의견진술’하겠다는 입장을 방통심의위 사무국에 전달했다. 이에 방통심의위 사무국은 김씨의 입장문을 전달받았지만, ‘방송사업자 등 관계자만 의견진술 자격이 있어 의견 진술자로 나올 수 없다’고 전했다.

방통심의위원들은 김씨가 방통심의위 사무국에 제출한 입장문을 검토한 결과 신빙성이 있다며 이날 ‘관계자 징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밝혔다.

이날 심의에 참여한 심의위원 5명(정부·여당 추천 강상현 위원장·허미숙 부위원장·김재영·강진숙·심영섭 위원)은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심의위원 2명(자유한국당 추천 이상로 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의결보류’를 결정했다.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는 과징금 다음으로 수위가 높다.

김재영 위원은 “김씨 의견서를 보면 방송내용이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에 따라 고의로 취사선택됐다. 인터뷰 전후 과정이 (김씨가) 임의로 지어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했다. 허미숙 위원도 “김경록 의견서를 보면 이 보도가 계획 기사라는 게 설명된다. 사전 인터뷰 취지를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김씨가 검찰 조사받는 동안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고 법조팀장에게 전화했는데 팀장이 내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로 위원은 “저는 깊이 있게 이 사건과 관련한 재판 진행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재판이 끝나고 나서 결정하는 게 어떻겠냐”고 주장했지만, 심영섭 위원은 “심의위는 김경록 인터뷰 내용을 가지고 심의하고 있다. 재판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KBS 통합뉴스룸은 ‘관계자 징계’ 결정이 나온 것에 대해 “해당 보도의 취재제작 과정에서 김경록 씨의 인터뷰 내용을 의도적, 악의적으로 왜곡할 뜻은 결코 없었음을 거듭 밝힌다”며 “통합뉴스룸은 방심위 의견 진술 과정에서 이같은 맥락이 충분히 소명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재심을 통해 다시 한 번 설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KBS 통합뉴스룸은 “위 보도(김경록씨 인터뷰)가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못했다는 시청자위원회의 권고를 겸허히 수용해 취재보도 관행을 혁신하고 취재제작의 투명성과 뉴스의 설명책임성을 강화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며 “나아가, 방심위를 통해 많은 민원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도 시청자들이 공영방송에 기대하는 무거운 책임감과 엄격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음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KBS 통합뉴스룸은 “방심위의 최종 결정과 관계없이 해당 보도와 관련한 논란과 시청자의 질책을 밑거름 삼아 수신료의 가치에 부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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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국 2020-02-24 19:49:44
KBS ㄱ ㅆ ㄹ ㄱ

바람 2020-02-24 19:41:29
이것이 바로 검경이 자주 사용하는 유도신문 기법이다. 법조 출입처 기자단이 되더니, 기자들도 검경과 같은 수법을 쓰는구나. 언론의 정의와 인권은 어디 갔는가. 개인적으로 그 당시 과거 KBS 노조 위원장에 대한 실망이 너무 컸다. 정말 진심으로 정의로운 KBS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파업도 지지하고 방통위에 민원도 많이 넣었었다. 그 배신감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