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정부 비판

정부가 23일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수준은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나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오전 9시 기준) 확진자는 전날보다 169명 늘어난 6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169명 중 95명이, 총 확진자 402명 중 329명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 있다. 교육부는 전국 유·초·중·고 개학을 일주일 연기하라며 휴업명령을 내렸다.

▲24일자 한겨레 1면.
▲24일자 한겨레 1면.

외국에서는 ‘한국인 입국 제한’이 현상도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저녁 7시55분 텔아비브에 도착한 한국인 약 130명을 포함한 외국 국적 탑승객들을 2시간만인 밤 9시50분 인천공항으로 돌려보냈다. 이스라엘 국적자 11명만 내렸다.

24일자 아침종합일간지는 지면과 사설을 코로나19 소식으로 다뤘다. 다음은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 확진자 ‘폭증’ 600명 넘어… 정부, 위기 경보 ‘심각’ 격상
국민일보 : 위기경보 ‘심각’ 격상… 전국 초중고 개학 연기
동아일보 : 위기경보 ‘심각’ 격상… 모든 학교 개학 연기
서울신문 : 코로나 ‘심각’ 격상… 초중고 개학 일주일 연기
세계일보 : 코로나 ‘심각’ 단계 격상… 초중고 개학 일주일 연기
조선일보 : 주말새 확진 3배로 폭증… 문대통령, 이제야 “심각”
중앙일보 : [사설] 중국서 오는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하라
한겨레 : 코로나 최고 단계 ‘심각’으로… 전국 학교 개학 연기
한국일보 : 대구는 지금…

▲24일자 조선일보 4면.
▲24일자 조선일보 4면.
▲24일자 한겨레 2면.
▲24일자 한겨레 2면.

보수언론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초기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중국인 입국자를 막지 못해 확진자가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정부가 신천지와 언론, 태극기만 탓한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우한 코로나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리면서 ‘신천지 집단 감염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새롭게 확진되는 환자 대부분이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는 집단 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라고 쓴 뒤 “한마디로 정부 잘못은 없고 신천지 대구 교회의 감염 확산이 문제”라는 정부를 비판했다.

▲24일자 조선일보 4면.
▲24일자 조선일보 4면.
▲24일자 조선일보 사설.
▲24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신천지 교인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며칠 새 코로나가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가 신천지 신도 사이에서 자연 발생한 것도 아니다. 바이러스는 창궐지인 중국에서 들어왔고 누군가 ‘그림자 전파자’가 신천지 신도들을 감염시켰다”고 한 뒤 중국을 거친 외국인 유입을 막지 않은 정부를 비판했다.

▲24일자 조선일보 사설.
▲24일자 조선일보 사설.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줄여 ‘신종코로나’ ‘코로나19’로 쓰자고 권유했지만, 조선일보는 ‘우한폐렴’ 사용을 고집했다. 지금까지도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대구 코로나’라는 단어를 쓰는 언론을 비판하며 대구 시민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구 코로나’라니, 역병 진원지도 한국으로 하고 싶나”라는 사설에서 정부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 20일 보도자료 제목을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 특별대책지원단 가동’으로 붙이면서 불을 질렀다”라며 “정부가 중국에 문을 열어놓는 바람에 이 바이러스가 국내로 침투한 것이다. 모든 국민이 피해자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대구 코로나’가 되냐”고 썼다.

▲24일자 중앙일보 칼럼.
▲24일자 중앙일보 칼럼.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은 “코로나 최고 숙주는 문재인 정부의 중국 눈치보기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이하경 주필은 “확진자 수 세계 2위기 된 것은 정권이 권력을 자의식적으로 행사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눈치를 보고 우리 국민을 희생시키는 것은 한국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1면에 이례적으로 ‘사설’을 넣어 지면을 편집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중국서 오는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하라”는 제목으로 “우리는 무슨 이유로 이다지도 굼뜨게 움직이는가. 정권의 이익이 국민 생명보다 소중한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에 대한 전면 입국금지는 더 이상 늦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4일자 중앙일보 1면.
▲24일자 중앙일보 1면.

언론들은 코로나 감염 위험에도 집회를 강행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를 비판했다. 범투본은 지난 주말인 22일과 23일 잇따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8000여명이 모인 집회를 개최했다.

▲24일자 한국일보 사설.
▲24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코로나 감염 위험에도 집회 강행 ‘범투본’, 제정신인가”라는 사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도심 집회를 금지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특히 전광훈 목사의 집회 발언은 도저히 그를 종교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야외에선 바이러스에 감염이 안 된다’는 의학적 근거 없는 주장부터 ‘바이러스 걸린 사람도 나오라. 주님이 다 고쳐 주신다’ 같은 상식 밖의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대규모 집회를 미루라고 조언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역량 방역을 총동원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필요하다면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안 집행도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겨레는 “코로나 대응 ‘긴급 추경’, 빠를수록 좋다”라는 사설에서 “경기 반등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 과감한 재정 투입을 통해 충격을 줄여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24일자 한겨레 4면.
▲24일자 한겨레 4면.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 105명 중 103명 집단 감염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대남병원 5층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 환자 가운데 2명을 제외한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한겨레는 4면에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격리된 채 폐쇄 병동에서 지내온 정신장애인 환자들을 덮쳤다. 이런 집단 감염의 비극은 정신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반 마련은 미룬 채 적은 비용으로 병원에 격리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해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종사자의 외국여행 이력과 업무 배제 여부, 폐렴 환자 입원 여부 등을 점검했으나 정신의료기관에 대해선 별다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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