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보도 공정성 강화 시스템 개선 방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보도 내용에 공정성 시비를 줄이고 뉴스 신뢰성을 회복하려는 복안이다.

김종명 KBS 보도본부장은 29일 KBS 이사회에 공정성 개념 정립부터 데스크의 게이트 키핑 강화 등 공정성 시스템 강화 방안 내용을 보고했다.

특히 김 본부장이 밝힌 방안 중에는 데스크에서 거르지 못한 부정확한 보도나 선정적 보도를 차단 하려고 데스크와 별도로 ‘고참기자’들을 활용하는 내용을 밝혔다.

김 본부장은 “기사가 최종 나가는 단계에서 반론을 충분히 전달했는지 데이터를 잘못 해석해 논리를 전개하는지, 단순 사실관계 오류가 있는지” 등을 고참기자들이 전담해 크로스 체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데스킹과 게이트 키핑 절차를 강화해 뉴스의 공정성 시비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다.

김 본부장은 “상당시간 보도본부 내부에서 내적인 자율성이 작동되지 않은 시기가 있었다.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지속되면서 일선 기자가 각 단위에서 자율적이지 못했다. 이젠 정당한 데스킹이 잘 작동되지 않고 거꾸로 (자율성이) 과도한 부분으로 해석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공정성 개념 정립을 위한 일선 기자들 교육, 편집 윤리, 취재 기준, 제작 가이드라인 개정 등 방안을 제시했다. 익명 보도 시 준수해야 될 체크리스트 마련처럼 검찰 보도나 정치 보도에서도 체크리스트를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전문가들이 커뮤니티 형태로 참여해 자문하는 보도·여론조사 자문단을 꾸리는 방안도 보고했다. 미디어 이용자들이 KBS 뉴스에 피드백을 주고 받을 공간을 마련하는 안도 나왔다.

김 본부장은 뉴스의 선택과 집중과 관련해 “1분30초짜리로 15개 주제로 다뤘다면 과감하게 다뤄야할 나머지는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블록화해서 다양한 시선과 심층성을 다양하게 담보할 때 (공정성이) 구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KBS 이사회는 여러 의견을 내놨다. 김경달 이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들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KBS가) 공공기관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관행을 타파한다고 하는데 힘을 받기 위해서 업무 방식과 사람들의 인식체계가 바뀌어야 할텐데 준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KBS 본관.
▲ KBS 본관.

박옥희 이사는 뉴스에서 오류가 발생했는데 이를 정정하고 바로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사건 사고 정정이나 오류를 잡는 구체적인 목표 시간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명백히 사실관계가 잘못된 경우엔 인지 즉시 사과방송 하는 걸로 보도국 지침이 정해져 있지만 “사고라고 볼 건지 논란으로 볼 건지는 시간을 갖고 사과 여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형철 이사는 향후 총선 선거 방송과 관련해 “잘못된 사실을 주장인 것처럼 옮겨서 공방으로 처리하는 것은 안된다”며 보완책을 요청했다. 김영근 이사는 “(공정성을 강화하려면) 데스크의 게이크 키핑이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바쁜 일선 실무자가 의지는 있지만 놓치는 걸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환 이사는 “국가기관방송을 대표하는 방송사가 누구의 입장에서 누구를 대표하고 누구의 관점으로 의제를 보는지 KBS 현재 임직원들이 깊이 고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정치권 문제를 보도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 안의 이해관계를 중계식으로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 누가 무슨 말했냐 등 우리 사회 모든 문제처럼 보도한다”며 “선거 때만 되면 세상을 뒤집어엎을 것처럼 언론들이 하지만 선거만 끝나면 서민들 입장에선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다. 적어도 KBS는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당면한 사회적 문제, 공동체 문제, 이런 것들을 보도하고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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