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당 대표시절 비서실 담당자가 청와대 행정관과 송철호 울산시장의 만남을 주선하는데 추 장관이 개입했다고 의심하며 고발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검찰, 일부 언론의 주장에 당사자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 인사는 또 지난 2일 검찰에 출두해 이같이 밝히고, 당시 청와대 행정관과 송 시장의 만남을 통해 대통령 공약사항인 울산시장 숙원사업 해결 요구는 정당했다고 밝혔다.

정진우 중소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본부장(상임이사)은 3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날 검찰에 출석해 장환석 당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송철호 시장의 만남을 자신이 주선했고 그 시점이 2017년 10월이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일 추미애 장관을 공무상 비밀누설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곽 의원은 “추미애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해 1월경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 장환석 선임행정관을 송철호, 송병기 등에게 소개했다고 한다”며 “이를 통해 송철호 측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울산 관련 정보를 6·13 선거 공약으로 활용했다는 것이 최근 언론을 통해 밝혀져 청와대에 이어 추 전 대표의 선거개입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등은 곽 의원이 “당 대표의 지시를 받고 행동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곽 의원이 말한 추 전 대표 측 관계자가 정진우 본부장이다.

조선일보는 3일자 1면 ‘추 임명한 날, 검찰 추 선거개입 수사’에서 “추 장관 밑에 있던 사람이 이런 ‘특혜성 지원’이 이뤄지도록 도왔고, 추 장관의 의중이 실려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을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라며 “정씨는 그해 5월 송철호 선거 캠프의 정무특보로 합류했다”고 썼다.

이를 두고 정 본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과도한 억측”이라며 “실제로 검찰에서도 그런 추궁을 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이 추미애 당시 당 대표 지시를 받고 행동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곽상도 의원의 주장에조 정 본부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정 본부장은 추 장관에 당시 만남을 주선한 과정을 보고했느냐는 질의에 “보고할 사안이 아니었고, 실제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당 대표 비서실의 메시지 담당 부실장이며 선거지원 업무를 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만남 주선경위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울산시당 사무처 근무할 때 지인이 울산시 숙원사업을 위해 건의하고, 청와대에서 요청하고 싶다고 해서 당 연구원에서 근무했던 장화석 연구원이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어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전날 검찰의 참고인조사에서 검찰이 자신에게 송철호, 장화석, 송병기 등의 만남 주선 경위를 물어 그에 답했으며 나머지는 질문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추 장관이 아마도 언론에서 모임 주선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알았을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진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본부장(상임이사). 사진=정진우 트위터
▲정진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본부장(상임이사). 사진=정진우 트위터

특히 정 본부장은 청와대가 지역숙원사업 달성을 위해 특정후보(송철호)에만 특혜성 지원이 이뤄지도록 했으리라는 곽상도 의원과 검찰, 일부 신문의 의심을 두고 “검찰이 그런 의심 자체가 더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정 본부장은 “(공공병원 설립 등) 지역 숙원사업은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 선거한다면 당연히 후보자 공약으로 채택하고 그것을 보고 유권자가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더구나 그 숙원사업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어서 이를 속도감있게 이행하도록 지역 관계자들이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약 이행을 야당 후보가 요구해도 청와대가 무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적 이익을 위해 청탁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공적인 사안이라고 했다.

그 모임에서 어떤 대화내용이 있었는지를 두고 정 본부장은 “나는 그 자리에 배석하지 않아 알지 못한다”며 “검찰에도 그렇게 답했더니 검찰이 더이상 내게 묻지 않았다”고 답했다.청와대 관계자는 3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송철호 울산시장과 장화석 행정관의 만남이 있었는지,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관한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청와대와 관련 있는 사안인지 묻고 싶다”며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곽상도 각본 및 연출, 정치 검찰 주연, 일부 언론 홍보마케팅의 3박자가 척척 맞아 돌아가고 있다”며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검찰 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만 점점 더 강화해 주는 ‘부수효과’만 나타날 뿐”이라고 밝혔다.

▲정진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본부장(상임이사)가 1인 팻말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정진우 페이스북
▲정진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본부장(상임이사)가 1인 팻말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정진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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