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JTBC가 최근 진행한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아나운서 직군 지원자를 취재기자로 합격시켜 언론사 입사 준비자들 사이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JTBC는 “각 전형 경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 해명했다.

중앙미디어그룹은 지난달 23일 올해 1월 신입직원으로 입사할 중앙일보·JTBC 채용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취재기자 13명, 예능PD 4명, 아나운서 2명, 광고영업 2명, 광고마케팅 3명 등 총 24명이다. 공개채용은 9월 초부터 3개월 간 진행됐다.

기자 합격자 13명 중 1명이 아나운서 지원자였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최종면접까지 간 기자 지원자는 14명이고 이 중 2명이 탈락해 12명이 최종 합격했다. 중앙그룹은 여기에 아나운서 최종 면접을 본 A씨를 아나운서가 아닌 기자로 합격시켰다.

▲JTBC CI.
▲JTBC CI.
▲포털 다음 카페 '아랑'에 올라온 중앙일보·JTBC 비판 글 갈무리.
▲포털 다음 카페 '아랑'에 올라온 중앙일보·JTBC 비판 글 갈무리.

언론사 지원자들 사이에선 당장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입사 준비자들이 가장 많이 가입한 포털 다음 카페 ‘아랑’에서는 “엄연히 선발 과정이 따로 존재하는데 시험을 치르지 않은 사람을 기자로 뽑았다”, “아나운서로 지원했는데 기자 자질이 보였다면, 일단 불합격시키고 다음에 기자로 지원해라 말해주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럴거면 다들 왜 목 매고 논술, 작문, 기사작성 공부를 하느냐” 등의 토로가 터져나왔다.

실제 기자와 아나운서 채용 전형은 달랐다. 2차 필기전형에서 기자 지원자들은 인적성검사, 인성검사, 논술 시험까지 봤으나 아나운서 지원자들은 논술 시험은 치르지 않았다.

기자 지원자는 3차 역량평가로 취재 기사 작성, 카메라테스트, 토론 면접 등을 이틀에 걸쳐 치렀다. 첫째 날 취재 제시어는 ‘쇼핑몰’이었고 5시간 가량 취재해 2시간 동안 신문용·방송용 기사를 1개씩 썼다. 둘째 날엔 취재 기사를 두고 질의응답 면접을 추가로 봤고, 지원자 5~6명이 한 그룹으로 모여 면접관 10여명 앞에서 토론 면접을 거쳤다. 반면 아나운서 역량평가는 카메라테스트에 방점이 찍혔고 기사 작성 평가는 없었다.

‘2주 현장평가’ 유무도 달랐다. 3차를 통과한 기자 지원자들은 4차 전형으로 2주 동안 중앙·JTBC 현장실습을 거쳤다. 18명이 3차를 통과했으나 2명이 다른 회사에 합격해 16명이 4차 실습에 참가했다. 이 중 2명이 중도에 나갔고 결국 14명이 5차 전형인 임원면접을 치르고 12명만 합격했다. 아나운서 전형엔 2주 현장평가 전형은 없었다.

논란이 일자 JTBC 관계자는 “신입공채 합격자 A씨는 아나운서 직군으로 지원했지만, 취재기자로서의 역량이 있다고 판단돼 본인의 의사를 물어본 뒤 기자로 채용한 케이스”라며 “신입 채용의 경우 지원자들의 전문성 못지않게 향후 성장 잠재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래서 기존 신입 채용자 중에도 본인이 지원한 분야가 아닌 타 부서로 가서 근무하는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JTBC 관계자는 “방송계에는 아나운서와 기자직 상호간의 직무교류 케이스가 적지 않고 JTBC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의 업무 능력에 대한 내부 평가는 좋다. 각 직군별 채용 규모는 전형 경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며, 그로 인해 기자직 지원자들이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 밝혔다.

향후에도 이런 교차 채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JTBC는 ‘채용 결과는 그때마다 전형 경과를 종합 판단해 정한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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