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제작인력 중 서면으로 계약서를 써 본 비율이 54.7%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면계약 경험률 45.1%에 비해 증가했지만 아직 절반 가까운 제작인력이 계약서도 없이 노동을 제공하고 있었다. 장시간 노동도 여전했다. 가장 바쁠 때는 주당 70~90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30일 내놓은 ‘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장르와 직종별로 서면계약 경험비율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드라마는 81.7%가 서면계약을 경험했고, 예능은 54.3%, 교양은 45%로 나타났다. 

▲ 방송제작인력들의 서면계약 경험률. 자료=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 방송제작인력들의 서면계약 경험률. 자료=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특히 드라마 연출의 경우 전원이 서면계약을 경험했는데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와 같아 서면계약이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직종별로 보면 기술 68.6%, 연출 51.4%, 작가 43.6%가 서면계약을 경험했다. 경력별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표준계약서 경험률은 38.6%로 지난해 표준계약서 경험률 25%보다 13.6%p 늘었다. 장르별로 보면 드라마 제작인력 48.7%가 표준계약서를 경험해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예능은 41.5%, 교양은 33.3%만이 표준계약서를 경험했다. 직종별로 보면 기술직이 44.8%로 가장 높았고, 작가는 36.5%, 연출은 33.8%였다. 

▲ 방송제작 인력들의 주당 노동시간. 자료=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 방송제작 인력들의 주당 노동시간. 자료=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노동시간도 조사했다. 방송제작 인력들은 바쁠 때는 주 75시간가량 일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이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 58.5시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결과 평균 주 67.3시간 보다는 나아졌지만 주 40시간 노동을 훌쩍 넘겼다. 

장르별로는 드라마 쪽 노동시간이 길었다. 평균 주 61.2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예능은 60.1시간, 교양의 경우 56.6시간을 일했다. 장르 내 직종별로 보면 드라마 장르에서 후반 작업이나 기타 기술직을 맡은 이들이 주 평균 62.2시간으로 가장 노동시간이 길었다. 

일주일 평균 노동일수는 5.4일이었다. 지난해 일주일 평균 노동일수는 5.7일로 올해 소폭 줄었다. 

하지만 이는 평균 노동시간이고 바쁠 때는 주당 평균 75.2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방송제작인력들이 가장 바쁠 때 주당 노동시간. 자료=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 방송제작인력들이 가장 바쁠 때 주당 노동시간. 자료=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장르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가장 바쁠 때 예능은 주당 평균 79.8시간, 드라마는 주당 평균 75.9시간, 교양은 주당 평균 72.4시간이었다. 직종별로 보면 연출직은 가장 바쁠 때 일주일에 85.1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르 내 직종별로 예능 연출은 91.2시간, 예능 촬영·조명·음향 기술직은 86.6시간, 교양 연출은 83.3시간 등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렸다. 

1회 최장 노동시간은 평균 25.8시간이었다. 꼬박 하루 24시간을 넘겨 방송제작을 이어간 것이다. 

장시간 노동 외에도 낮은 보수와 고용 불안정 등을 지적했다. 응답자들의 월 평균소득(세후)은 267만원, 제작·계약기간 중 해고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2.4%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7년 12월 문체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발표한 ‘방송 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 관행 개선 종합대책’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30일부터 11월8일까지 진행했는데 올해 방송 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있는 1000명을 인터뷰와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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