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연말 각 방송사의 시상식들에서 사과가 끊이질 않았다. SBS를 비롯해 KBS도 방송사고로 인해 사과문을 써야했다. SBS의 경우는 가요 부문에서도 심각한 사고를 냈고 내부조사까지 하게됐다. 연예 부문에서도 시상식 출연자가 “콘텐츠 없이 시간 때우는 시상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한다”는 비판을 할 정도였다.

KBS와 SBS의 이런 연말 시상식 풍경으로 인해 웃은 것은 MBC였다. 시청률 면에서도 그랬다. 연예대상만 두고 보면 21일 방송한 KBS의 연예대상은 닐슨 코리아 기준, 최고시청률 7.7%였고 28일 SBS의 경우 12.7%, 29일 방영된 MBC의 경우 14.7%를 기록했다.

사고가 시작된 것은 25일 방영된 SBS ‘가요대전’에서부터였다. 가수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리허설 도중 리프트 장치에 올랐다가 무대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공연자가 병원에 가고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난 후에도 SBS는 사고 경위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3줄 사과’를 해 또 다시 비난을 샀다. 두 번째 사과문에서는 진상 파악을 위한 내부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SBS는 29일 ‘가요대전’ 재방송에서 또다시 “레드벨벳과 웬디 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를 전합니다. 웬디 씨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가수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지난 25일 ‘2019 SBS 가요대전’ 리허설 도중 부상 당했다. 사진=SBS 화면.
▲가수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지난 25일 ‘2019 SBS 가요대전’ 리허설 도중 부상 당했다. 사진=SBS 화면.

KBS는 27일 방영한 ‘KBS 가요대축제’에서 에이핑크 무대를 갑작스럽게 종료하는 사고를 내 사과문을 작성했다. 이 때문에 에이핑크 멤버들이 자신의 SNS에 입장을 내기도 했다. KBS 측은 SBS와는 다르게 빠르게 사고 경위를 공개하고 책임 프로듀서가 이름을 담아 사과문을 발표했다.

가요 부문 시상식뿐 아니라 연예 관련 시상식에서도 SBS는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28일 밤 ‘SBS 연예대상’에서 방송인 김구라가 실시간으로 SBS의 시상식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김구라는 시상식에서 내용 없이 대상 후보를 여러 명으로 두고, 후보들의 입담으로 시간을 때우는 방송 구성을 비판했다.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로 오른 김구라는 “‘연예대상’도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KBS 연예대상도 시청률이 안나왔다. SBS는 국민 프로가 많은데 돌려먹기 식으로 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 후보에 유재석과 백종원, 신동엽 외에도 자신을 포함해 서장훈, 김병만, 김종국, 이승기 등 후보만 8명이었던 상황을 두고 말한 것이다.

김구라는 “쓰잘데기 없는 사람빼고 신동엽, 백종원, 유재석 정도만 대상 후보를 해서 긴장감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대상 후보 8명을 뽑아놓고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시간 때우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3사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구라의 지적처럼 KBS의 경우 연예대상 시청률이 3사 가운데 가장 낮았고, 대상 선정에서도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KBS는 연예 대상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빠들을 선정했다. 여러명에게 공동으로 상을 준 것과 새로운 예능이 나타나지 못했던 KBS의 선택에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평이 나왔다.

▲2019 MBC 연예대상에서 작년도 대상 수상자 이영자가 올해 대상 수상자 박나래에게 상을 건네주고 포옹하는 장면. MBC 화면 캡처.
▲2019 MBC 연예대상에서 작년도 대상 수상자 이영자가 올해 대상 수상자 박나래에게 상을 건네주고 포옹하는 장면. 사진=MBC 화면.

반면 웃은 것은 MBC 연예대상이었다. 시청률도 3사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송은이, 김숙, 안영미 등 여성 예능인들에게 큰상을 연거푸 주면서 감동의 수상소감과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라디오 스타’에서 첫 여성 MC로 활약한 안영미는 “송은이와 김숙에게 감사한다. 또 제2의, 제3의 안영미를 원한다”는 식의 멘트를 해 선배 여성 예능인에게 공로를 나누고, 후배 여성 예능인들을 양성해야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MBC는 연예대상으로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의 박나래를 선정했다. 2018년 여성 최초 2관왕(KBS,MBC) 대상 이영자가 박나래에게 대상을 넘겨주고 진한 포옹을 나눴던 장면은 감동적인 장면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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