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추 후보 자료 제출을 놓고 공방이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서울 광진구 자신의 지역구 내 피트니스 클럽 시설 무료 이용 의혹이 있다. 후보자,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피트니스 회원 가입 이력, 회비 납부 내역 등을 주면 되는데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건국대 소유 파주 골프장 이용 내역도 아주 간단히 볼 수 있는 건데 안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자신과 내 가족 사생활이 그렇게 중요하면 왜 굳이 국무위원이 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며 “후보자는 다선 국회의원으로 총 8번의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 수많은 고위 공직자를 검증하면서 자료 제출을 독촉했는데 이제 위치가 바뀌니까 추로남불”이라고 공세를 높였다.

▲ 30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추 후보 자료 제출을 놓고 공방 중이다. 사진=tbs 유튜브 화면 갈무리.
▲ 30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추 후보 자료 제출을 놓고 공방 중이다. 사진=tbs 유튜브 화면 갈무리.

앞서 이 의원은 추 후보와 가족의 피트니스클럽 가입 이력 등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들이 말하는 고급 피트니스 무료 이용 의혹은 기자가 2015년 10월 “추미애·신지호 등 피트니스 센터 무료이용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최초 보도한 내용이다.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이 정관계 유력 인사들에게 공짜 골프는 물론, 건국대 재단 산하 최고급 피트니스 센터 무료 이용을 제공했다는 보도였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피트니스센터 VVIP명단’에는 학교법인이 2009년 4월 개관한 피트니스 센터(‘더클래식500’)를 공짜 이용한 인사 27명의 이름과 직책, 사용기간, 이용현황 등이 기재돼 있었다.

해당 명단에 추 의원은 2012년 10월10일부터 2014년 2월28일까지 이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으며, 그의 언니와 형부도 ‘공짜 이용’ 명단에 올랐다. 교육부 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피트니스는 회원권(보증금) 3800만원, 연회비 229만원으로 최고급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보도 당시 추미애 의원실 관계자는 “회원권을 받은 건 아니고 피트니스센터 지하의 사우나만 가끔 무료로 이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2015년 10월 미디어오늘에 “교육부 감사 지적사항에 따라 지금은 시정했다. 무상 사용은 2012년 당시 시니어타운 더클래식500 회원 유치를 위한 홍보 마케팅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피트니스센터 VVIP명단’에는 학교법인이 2009년 4월 개관한 피트니스 센터(‘더클래식500’)를 무료로 이용한 인사 27명의 이름과 직책, 사용기간, 이용현황 등이 기재돼 있었다. 이 표는 ‘피트니스센터 VVIP명단’을 재가공했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피트니스센터 VVIP명단’에는 학교법인이 2009년 4월 개관한 피트니스 센터(‘더클래식500’)를 무료로 이용한 인사 27명의 이름과 직책, 사용기간, 이용현황 등이 기재돼 있었다. 이 표는 ‘피트니스센터 VVIP명단’을 재가공했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과거 보도를 복기한 이유는 청문회에서 다시 불거진 사안이거니와 청문위원으로 앉아있는 이은재 의원 역시 자유롭지 못해서다. 이 의원도 2012년 12월1일부터 2014년 2월28일까지 사용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기자는 피트니스 보도에 앞서 이 의원이 2012년 11월11일 목영만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 김경희 이사장 등과 함께 ‘공짜 골프’ 명단에 올랐다는 소식도 보도(2015년 10월9일자 “국정원 간부 왜 건대 이사장 공짜골프 명단에 있을까”)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건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로 활동했다.

추 후보자 청문회에 앞서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에게 ‘피트니스센터 VVIP명단’을 요청했다. 기자는 한국당 출신 전·현직 의원들 이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필요하다면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더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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