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사장이 ‘뉴스룸’ 앵커에서 하차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내가 발칵 뒤집히자 손 사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하차에 동의한 건 나”라며 입장을 밝혔다. 

손 사장은 24일 오후 JTBC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어제 늦게까지 모임이 있었는데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생각을 좀 정리해서 자판 앞에 앉았다. 이미 여러 가지 얘기들이 돌고 있으니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몇 가지로 나눠서 얘기하겠다”고 운을 뗐다. 

손 사장은 우선 “앵커 하차 문제는 1년 쯤 전에 사측과 얘기한 바 있다. 내가 대표이사가 된 후였으므로 나올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고, 특별히 이유에 대해서 묻고 답하지 않았다”며 “다만, 경영과 보도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은 회사나 저나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렇게 이해했다. 사측은 또한 이런 경우 당연히 세대교체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측이 제안했지만 동의한 것은 저라는 것”이라 밝혔다. 

손 사장은 “지난 10월에 하차 시기를 드라마가 확충되는 내년 5월로 제안받았으나 내 생각은 좀 달랐다. 5월 드라마 개편과 함께 뉴스를 개편하는 것은 뉴스 개편이 좀 묻히는 것 같아서였다”며 “몇 가지의 모멘텀을 제안했다. 4월 총선 방송 후, 3월 말 신사옥 이전할 때, 그리고 연말 연시였다”고 적었다.

손 사장은 이어 “총선 방송 직후 4월 말이면 쓸데없이 정치적 해석이 뒤따를 것 같았고, 3월 말에 앵커를 후임자에게 넘기면 후임자는 불과 2주일 후에 총선방송을 치르게 되니 그건 후임자나 제작진에게 너무 부담이었다”며 “그렇다면 2월도 어정쩡하고, 결국은 연초였다. 마침 개편이 1월 6일로 잡혔으니 당연히 앵커 교체를 그날로 잡은 것”이라 설명했다. 

‘갑작스럽다’는 사내 반응과 관련 손 사장은 “어느 방송사가 앵커 교체를 몇 달 전부터 예고하나. 대부분 2, 3주 전에 공지한다”며 “나름 대외비이므로 미리 조직원들에게 알리는 경우도 없다. 아마도 내가 좀 더 앵커 직에 있을 것이란 예상을 해서였겠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 하차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겐 늘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후임 앵커 서복현 기자는 오는 1월6일부터 뉴스룸을 진행한다. 손 사장은 이에 “서 기자가 너무나 강력히 사양해 어려움이 많았다. 저의 후임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독배를 드는 것이다. 그런 자리를 누가 받으려 하겠느냐”며 “나는 서복현의 까칠함, 반골기질, 방송능력, 외곬수 기질을 높이 샀다. 사측도 그런 점에서 반겼다. 무엇보다도 실제로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으니 나로선 당연히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손 사장은 이어 “나는 원활한 인수인계를 도울 것이다. 그리고 누가 뭐래도 jtbc는 새해에 새로운 전망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보도이며, 보도야말로 새로운 기운을 필요로 한다.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는 물러설 때가 됐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모두 힘내시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보도가 끌기도 하고 밀어주기도 하면서 스테이션을 스테이션답게 만들어 가길 간곡히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