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보니하니)’ 출연진의 성희롱, 폭력적 행동과 관련해 어린이‧청소년 인권보호 가이드라인을 보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EBS 옴부즈맨 위원회도 이들 출연자의 부적절한 언행을 지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BS의 옴부즈맨 회의에 해당하는 시청자위원회(시청자위) 위원들은 지난해 2월 회의에서 보니하니 보조출연자들의 도 넘은 언행을 공통으로 지적했다. 보니하니는 최근 3년 새 시청자위에서 한 차례 안건으로 선정돼 다뤄졌다. 시청자위는 시청자 권익 향상을 목표로 외부 전문가 10명이 참가하는 월례 정기회의다.

회의록을 보면 조혜영 시청자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성인 보조진행자가 쓰는 언어를 놓고 “개그맨들이라든지, 희화화해 재미를 유발하려다 보니 말투가 (문제 있다). 이상한 접미사를 쓴다든지, 존중의 언어를 써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어투를 쓴다든지 하는 부분이 좋은 영향보다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며 “수정·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들도 성인 출연자의 언행 문제를 지적했다. 김역호 위원은 “보조출연자들 행동을 조금 조심했으면 좋겠다”며 “다른 분들 지적했지만 어제 편을 봤는데, 진행자는 앉아있는데 보조출연자가 다른 것은 다 좋은데 마지막에 발까지 탁자 위에 올리는 그런 자세는 조금 지양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보니하니 유튜브 갈무리
▲보니하니 유튜브 갈무리

장준영 위원도 이날 “다른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포맷이라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 초등학생들을 타겟으로 해서 그런지 상당히 코믹스러운 점에 너무 포커스를 맞춘다. 게스트로 참가하는 코미디언들도, 아이들은 상당히 재미있게 볼 것 같은데 그 빈도가 너무 같은 코믹으로 간다. 아이들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니하니 연출을 맡은 유아어린이부 PD는 이 자리에 출석해 “생방송이다 보니 액션이 현장에서 조금 과격하게 보인다거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저희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 연출자들이 출연자들과 제일 많이 소통을 하고 고민을 하는 지점”이라고 답했다. 해당 PD는 “어제 방송에 대한 말씀 등도 저희가 다 이해를 하고, 늘 톤을 조절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EBS의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당당맨’ 역을 맡은 개그맨 최영수씨가 하니 역을 맡은 채연을 폭행하는 몸짓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먹니’ 역을 맡은 개그맨 박동근씨가 채연에게 성희롱하는 장면도 논란이 됐다. 그 뒤 박씨가 채연의 뒷목을 세게 움켜잡거나 물을 얼굴에 끼얹는 등, 과거 보니하니 방영분 중 폭력적 장면이 지적을 받으면서 제작진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졌다. 

▲보니하니 웹페이지에 올라온 김명중 EBS 사장 사과문.
▲보니하니 웹페이지에 올라온 김명중 EBS 사장 사과문.

보니하니 제작진은 논란 초기 ‘실제 폭력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김명중 EBS 사장이 사과문을 내고 이들 출연자 2명을 하차 조치했다. 비판 여론이 그치지 않자 해당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고 유아어린이특임국장과 유아어린이부장을 보직해임, 제작진을 전면 교체했다. 지난 방영분 전편은 현재 EBS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 SNS 채널에서 삭제됐다. 김 사장은 제작 가이드라인의 어린이·청소년 출연자 인권보호 관련 내용을 대폭 보강하고 구체 보호 규정을 만들어 제작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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