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예산안 통과, 신문들 “정쟁” 혹은 “야합”
예산안 통과, 신문들 “정쟁” 혹은 “야합”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당 뺀 여야 4+1 협의체 합의로 전격처리
신문들 “민생 뒷전 정쟁 국회” 비판 속 보수언론 “여권 야합”

새해 예산안이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0일 자유한국당의 반발 속 본회의를 통과했다. 11일 아침신문은 예산안이 법정기한을 넘겨 정쟁 속에 통과된 데 “합의 없는 정쟁 국회”라고 사설로 비판했다. 11일부터 열릴 임시국회에서 ‘극한 대립’ ‘벼랑 끝 대치’도 예고했다. 보수신문은 1야당 배제한 야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11일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512조 새해 예산안 국회 통과, 한국당…반발 극합 대립 예고’
국민일보 ‘제1야당 패싱 예산안 512조 규모 강행처리’
동아일보 ‘여, 한국당 반대속 예산안 강행처리’
서울신문 ‘512조 예산안 통과…한국당 뺀 ‘4+1 수정안 강행 처리’
세계일보 ‘한국당 뺀 ‘512조 예산안 강행 처리’
조선일보 ‘‘야합 여권’ 예산안 일방처리’
중앙일보 ‘북, 트럼프가 눈감아줄 새로운 도발 모색하나’
한겨레 ‘4+1 합의 예산안, 한국당 반발 속 통과’
한국일보 ‘한국당 뺀 ‘4+1 수정 예산안’ 512조 통과‘

대다수 신문이 이 소식을 1면 머리에 보도했다. 보수신문은 대체로 제목에 ‘512조 예산안’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 예산안 규모가 512조로 증액된 점을 강조했다. 진보-중도를 표방하는 신문은 대체로 ‘4+1 협의체가 합의한 수정안’이란 표현을 썼다.

▲11일 한국일보 3면 갈무리
▲11일 한국일보 3면 갈무리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만든 정부 예산안 수정안을 처리했다. 여야가 다같이 협상하다 불발된 뒤 만들어진 협의체가 정부안 513조5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감액한 수정안에 합의했다. 

한국당은 일자리 정책‧남북한 경협 예산 등 4조원 규모 삭감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에 1야당인 한국당과 합의하기를 포기하고 4+1 협의체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은 지난 9일 저녁부터 본회의 직전까지 협상했지만 합의안을 내놓지 못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통상 예산부수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관행을 깨고 예산안을 먼저 상정했다. 한국당이 지연작전으로 따로 제출한 수정안 토론도 종결을 선언하며 ‘4+1 합의안’이 전격 처리됐다. 한국일보는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민주당 절박감이 컸다며 “(2012년 국회선진화법 제정 뒤)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12월2일)을 넘긴 적은 많지만 정기국회 회기 내에는 모두 처리됐다”고 전했다.

▲11일 한겨레 1면 갈무리
▲11일 한겨레 1면 갈무리
▲11일 동아일보 1면 갈무리
▲11일 동아일보 1면 갈무리

신문들은 “여야가 종일 예산안을 두고 충돌하면서 민생 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했다. 국회는 민식이법, 하준이법 등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3건, 청해부대‧아크부대 등 파병 연장안, 각종 국제협약비준 동의안 등 16건을 우선 처리한 뒤 예산안 협상에 몰두했다. 경향신문은 민생법안 16건만 처리한 것은 ‘면피성 처리’라며 “당초 이견 없는 안건으로 처리하려던 239건 중 7%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국회 앞날을 불확실한 만큼 남은 안건 처리도 기약할 수 없다. 

▲11일 경향신문
▲11일 경향신문 3면

한겨레는 4+1 예산수정안은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을 위한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 예산 등 7조8674억원이 증액된 9조749억원이 감액됐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보건‧복지‧고용 분야에서 1조원이 줄었고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2000억이 감액됐다며 한국당의 감액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꼽는 외교‧통일 예산은 200억원가량 감액, 유아‧어린이 관련 예산은 다소 증액됐다.

신문들이 사설로 “합의 없는 정쟁 국회” “비정상적 국회”라고 입을 모은 가운데, 보수언론은 예산안 처리를 두고 ‘여권의 야합’이라고 규정했다. 

▲11일 한국일보 사설
▲11일 한국일보 사설

 

▲11일 조선일보 3면
▲11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한국당을 배제한 기습처리”이자 “사상 최대 규모의 ‘수퍼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대북‧소주성 4000억 더 살리려 여, 제1야당과 협상판 엎었다’ 기사에서 다른 언론이 ‘자유한국당이 합의에 반대해 불발됐다’고 표현한 1조 6000억원 삭감안을 두고 “한국당이 민주당이 만든 예산안 수정안 중 남북 교류 협력, 일자리,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예산 등의 감액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면서 ‘1조2000억원안 내역을 세세히 달라’는 한국당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따로 기사를 내 문희상 국회의장의 본회의 진행 절차를 비판하기도 했다.

신문들은 한국당의 새 원내지도부 선출로 잠시 녹는 듯하던 여야 관계가 극한 대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특히 선거제 개편안과 검찰개혁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이 가열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4+1 합의로 같은 방식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순차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무슨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이들 법안 처리를 막겠다고 했다. 신문들은 여야가 예산안보다 더 큰 입장차를 보이는 만큼 내년 총선까지 정상적 국회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9-12-11 13:03:00
1년간 국회를 보이콧한 한국당을 잊는 사람이 있을까. 20대 국회는 법안 통과율 30%, 계류된 법안만 1만6천 건이다. 최악의 국회에서 1년간 만회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 정파적 이익 때문에 법안을 내팽개친 게 누구인가.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다. 예산안 중에 일자리 정책을 깎는 한국당과 언론 비판기능을 상실한 조중동은 그 입 다물라. 조중동이 한국당을 설득해서 보수다운 법치와 도덕 그리고 신중함을 주문했다면 20대 국회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보수신문은 왜 한국당이 보수주의를 외면하고 극단적 태도만 보인 것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