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저녁 열린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에서 다른 현안보다 부동산 문제를 반드시 잡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수도권 집값을 비롯해 서울 집값은 안정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장담한 배경은 뭘까.
‘투기꾼 잡는 과정에서 역차별을 당했다, 민주화를 지지했는데 왜 피해당하는 것은 우리냐’는 문 대통령과 동갑내기 여성의 질의에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르니 집 없는 분들은 빼앗기지 않아도 상대적 박탈감이 크고, 서민들은 전월세 상승이 부담일 뿐 아니라,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 (말씀하신 분처럼) 실수요자에게도 어려움 주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호언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역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이유를 두고 늘 부동산을 경기부양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는 성장률에 어려움 겪더라도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며 ‘미친 전월세’라는 얘기를 만들었던 전월세 가격도 안정됐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서울 쪽 고가 주택 아파트 중심으로 다시 부동산가격 오름세에 “정부가 합동조사하고 여러 방법을 갖고 있는데, 다른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잡겠다”며 “규제지역에서는 대출규제를 많이 하고 있으나 실수요자가 대출 받기 힘들어진다는 말씀처럼 그런 일이 없도록 함께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워킹맘 이민혜씨는 서울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는 내집마련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집값이 올랐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보유세를 올리고 양도세를 낮추는 대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공급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수도권에 30만호, 복지 차원에서 신혼부부용 43만호, 청년 주거용 75만호 공급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설계된 기존 주택정책과 달리 현재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일 정도로 많아졌다며 1인가구가 많은 청년가구 문제도 빠르게 해결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유세와 양도세 문제는 제안을 잘 참고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한 이유는 12~13년 전인 2006~2007년 노무현 정부 하반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집값 공포가 그 배경으로 보인다. 부동산 폭등은 상당수 서민들의 민심이반을 낳은 대표적인 실패사례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의지를 통해 집값 안정과 신뢰를 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떨어지는 20대 지지율을 두고 기대에 미치치 못한다고 자신의 한계를 시인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그래도 20대로부터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도 “젊은 층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인했다. 문 대통령은 젊은 층의 고용 등 좋은 일자리 문제 뿐 아니라 공정, 특히 조국 전 장관 일을 통해 한번 더 부각된 ‘내재된 불공정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에 있다며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 각별하게 노력해나가야 할 테고, 아마 20대도 그런 실망감 표현한 것일 뿐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많은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집권 절반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에 문 대통령은 경제와 조 전 장관으로 불거진 인사, 국민통합 분야에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다른쪽인 촛불정부로서 공정의 목표에 얼마나 많이 나아갔나 아쉽다고 여기는 분들 역시 많다는 것을 잘 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임기 절반 동안 올바른 방향 설정을 했다고 보고, 드디어 싹이 돋아나고 있으며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국민과 대화에서는 중간부터 300명의 시민패널들이 저마다 손을 들면서 자신의 질문을 받아달라고 아우성쳤다. “멀리 지방에서 왔다”,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부분에 대한 질문입니다”라며 지목해주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궁금증을 쏟아내고자했다. 다들 대통령에게 자신이 처한 삶의 고단함을 털어놓으려 했다.
강원 횡성의 민사고 2학년이라는 김동규 학생은 모병제를 단계적으로 한다는 문 대통령 말에 “언제쯤 될지, 적어도 제가 군대가기 전까지는 가능하냐”며 개인 관심사를 물었다. 문 대통령은 “본인은 모병제 혜택을 못볼 것 같다”며 다만 입영과 보직에 있어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적성에 맞춰 보직을 수행하는 노력 등을 선행할 필요는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