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조 조합원들이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조합원 568명을 대상을 경영진 중간평가를 시행했다. 경영진이 취임한 지 1년 7개월 된 시점에 조성부 사장 등의 성적표를 공개한 것이다.

연합뉴스지부는 보도의 공정성, 콘텐츠 경쟁력, 인사 사내민주화, 경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응답자 59.6%인 236명이 보통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지부는 “경영진이 1년 반 동안 크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지만 조합원들이 남은 임기 동안 경영진에게 더욱 분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매우 잘못했다(5.56%), 잘못했다(17.6%) 등 부정 평가는 22.98%로 나왔고, 매우 잘했다(0.25%), 잘했다(16.2%) 등 긍정 평가는 17.17%로 나왔다.

연합뉴스 보도의 신뢰도와 공정성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그대로라는 응답이 41.4%(164명)로 나왔다. 다만 매우 나아졌다(2.02%), 나아졌다(37.37%) 등 긍정평가가 39.39%로 나빠졌다(8.84%), 매우 나빠졌다(3.03%) 등 부정평가(11.87%)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연합뉴스 지부는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신뢰도, 공정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신뢰도와 공정성이 그대로라고 답한 이유로는 정권 눈치보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고, 지배·예산 구조가 바뀌지 않았다 등 답변이 많았다. 반면 개선됐다는 이유로는 편집총국장제 복원과 편집권 독립 강화, 경영진의 부당한 간섭 감소, 현장 기자의 의견 존중, 경영진과 구성원 의지 등을 들었다. 보도 신뢰도와 공정성이 나빠졌다고 평가한 이유로는 뉴스통신진흥회의 과도한 간섭, 취재역량 저하, 보도의 질 하락, 불공정한 인사 등을 들었다.

지난 2017년 박노황 전 사장 당시 응답자 70%가 ‘보도가 덜 공정해졌다’라는 답변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지만 1년 전 보도 공정성이 향상됐다는 응답이 52%로 나온 것과 비교하면 후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합뉴스지부 조합원 39.14%는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보도 신뢰도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지목했다. ‘현장 기자의 의사와 판단을 존중하는 조직문화’ 37.88%, ‘투명한 취재원 확보 등 제작 방식의 개선’ 10.61%, ‘공정보도 감시를 위한 편집위원회 기능 강화’는 8.08%로 나왔다.

▲ 연합뉴스지부 중간평가 설문조사 결과.
▲ 연합뉴스지부 중간평가 설문조사 결과.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그대로라는 답변이 51.26%로 나왔고, 사내 민주화에 대한 평가로 개선됐다는 의견은 44.19%, 그대로라는 의견은 36.62%로 나왔다. 조성부 사장 등 경영진 출범 이후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지위와 역할이 강화됐느냐라는 질문에는 강화됐다 10.1%, 변화없다 45.96%, 약화됐다 28.79%, 매우 약화됐다 7.58%로 나왔다.

주관식 문항으로 가장 잘한 점을 물은 결과 편집권 독립 강화, 적폐청산 노력, 불합리한 차별 해소, 권위적 조직문화 개선, 전향적 노사관계 구축 등이 나왔고, 가장 잘못한 점으로는 합리적이지 못한 인사, 콘텐츠 경쟁력 약화, 회사 기강 해이, 노동신문 대응 실패,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부족 등이 나왔다.

연합뉴스지부는 경영진에 대한 중간평가와 별도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고 주 5회 이상 연합뉴스 콘텐츠를 구독하는 시민을 연령별(7명)로 묶어 5개 그룹을 대상으로 연합뉴스가 제공하는 소비자의 인식과 평가를 물었다.

인터뷰 내용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연합뉴스 약점으로 오보와 오역 사례들을 꼽았다는 점이다. 연합뉴스 지부는 “대표적으로 연합뉴스TV의 인공기 CG 방송사고와 촛불집회 참가자 사진 전송 사고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오보가 발생하는 경우의 정정 혹은 삭제 조치 외 회사 차원의 사과문 발표 등의 대처 또한 미흡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시민 대상 심층인터뷰 결과.
▲ 연합뉴스 시민 대상 심층인터뷰 결과.

 

연합뉴스에 대한 콘텐츠 개선 방향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63%였고, 심층 분석 기사를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37%로 나왔다. 20대 한 참가자는 “심층분석 기사는 기자의 가치관이나 생각이 들어갈 것 같은데 연합뉴스는 최대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한 반면, 60대 참가자는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연합뉴스가 선도적으로 심층분석해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지부는 “다른 언론사에 견주어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도를 하고 있다는 평가와 여전히 친정부 성향을 띠고 특정 대기업에 편향적인 보도를 하다는 서로 상반된 평가를 하기도 했다”며 “이런 반응으로 볼 때 연합뉴스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아직은 시민들의 충분한 신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결국 연합뉴스가 공공성을 기반으로 진실을 보도하려고 더욱 노력해야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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