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3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본사 앞에 섰다.

통신사이자 IPTV 사업자인 LGU+가 유선방송업체 CJ헬로 인수합병에 나선 가운데, 시민사회가 LGU+에 케이블 설치수리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공공성 훼손 우려에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방송통신공공성 공동행동·정의당·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은 이날 아침 7시부터 ‘CJ헬로 문제 해결을 위한 12시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는 “우리는 원청인 CJ헬로와 LG유플러스에 거듭 노동조건 개선과 불법행위 시정 등을 위한 대화를 청했다. 두 기업 모두 한 달 넘는 천막농성과 쟁의행위에도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며 “각계 단체는 인수기업인 LG유플러스에 입장을 촉구하는 릴레이 연설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J헬로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가입한 희망연대노조 CJ헬로고객센터지부는 지난 9월26일 쟁의행위에 돌입하고 서울 상암동 CJ헬로 본사 앞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한달 뒤 LG유플러스 앞으로 농성천막을 옮겼고, 2~3일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집 앞 피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LG유플러스의 가입자 빼가기가 비일비재하고, CJ헬로는 손해를 메꾸려 불법영업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용자가 그 피해를 떠안는다”며 해결을 요구한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이 31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시민 필리버스터에 임하고 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제공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시민 필리버스터에 임하고 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제공

오전 발언에 나선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LGU+는 합병 뒤 강제로 가입자를 옮기거나 저수익 부문 품질을 낮추지 않도록 약속해야 한다. 케이블방송에서 제공하는 지역채널을 어떻게 유지·활성화할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노동자 고용불안에 대해선, 적어도 CJ헬로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고용하고, 합병으로 얻는 이윤 규모를 보면 지역 일자리 창출 책임도 있다”고 했다.

김동찬 처장은 또 “LG는 SKT가 CJ헬로 인수 추진할 땐 ‘사회에 득 안되는 나쁜 합병’이라 주장하더니, 이에 비해 공공성 논의가 모자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무한 사업계획을 냈다. 이것이야말로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윤진영 희망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은 “SK브로드밴드와 LGU+, 딜라이브에서 외주업체 소속으로 케이블을 설치보수하던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됐다. 그러나 CJ헬로 노동자는 사측의 책임회피로 여전히 간접고용”이라며 “상시 구조조정으로 노동강도는 갈수록 심한데 이를 해결할 원청은 보이지 않는다. 그 사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렸다”고 말했다.

▲박인숙 정의당 인천계양구을 지역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시민 필리버스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박인숙 정의당 인천계양구을 지역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시민 필리버스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박인숙 정의당 인천계양구을 지역위원장은 “LGU+가 이번 인수합병으로 끌어들이는 이윤과 가입자는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이익 남길 것만 곶감처럼 빼먹고 노동자들과 시민의 권리는 내치려 한다”며 “인수합병으로 벼랑에 내몰린 이들에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노동자의 저항과 시민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밖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참여연대 민생팀 △방송통신공동행동 △수도권과 지방권의 지역단체·가입자 △민중당 서울시당 △사단법인 희망씨 등이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1시간씩 발언을 이어갔다. 그뒤 저녁 7시30분부터는 LGU+의 책임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이어간다.

LGU+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정부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라 CJ헬로는 현재 별도 회사”라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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