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한 8월9일 이후 지난 27일까지 80일간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수를 분석한 결과 MBC와 TV조선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채널A와 MBN도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KBS·JTBC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수도권 전 연령대 기준 평일 시청자수 집계에 따르면 MBC는 7월 41만1000명에서 8월 39만7000명으로 주춤했다가 9월 42만명으로 증가한 뒤 10월 평균 48만5000명의 시청자수를 나타냈다. MBC는 10월 집계에서 JTBC(44만2000명)를 앞섰다. 주말 시청자수 집계에서 MBC 상승세는 더 두드러졌다. 8월 평균 30만4000명이었던 주말 시청자수는 9월 35만1000명, 10월 52만3000명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앞서 MBC는 9월29일 “국정농단 촛불집회 이후 최대 인파가 모였다”며 서초동 검찰개혁 집회를 보도하며 드론을 이용해 대규모 인파를 보여줬다. 이후 10월1일 박성제 MBC보도국장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이 시점을 전후로 MBC 메인뉴스 시청자수가 증가했다. 일명 ‘드론 효과’다. ‘PD수첩 효과’도 있다. PD수첩은 10월1일 ‘장관과 표창장’ 방송에서 5.6%, 22일 ‘검사 범죄 1부-스폰서 검사와 재벌 변호사’ 방송에서 5.3%를 기록했다. 평균 2~3%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시청률분석 전문가는 “메인뉴스는 채널 전반의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다”며 “MBC는 PD수첩과 드론 이슈가 겹치며 이미지 상승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MBC 9월29일자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MBC 9월29일자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디자인=이우림 기자.
▲디자인=이우림 기자. 
▲디자인=이우림 기자.
▲디자인=이우림 기자.

반면 JTBC와 KBS는 이미지 타격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JTBC는 8월 평균 시청자수 57만명에서 9월 46만3000명으로 10만명 가량 급감했고 10월에도 44만2000명을 기록해 하락세를 이어갔다. KBS도 8월 114만3000명에서 9월 109만9000명, 10월 104만명으로 감소세였다. KBS는 10월8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경록 인터뷰’를 놓고 공방을 시작했다. 

특히 9월과 10월 주말 시청자수에서 KBS와 JTBC 감소가 눈에 띄었는데, KBS는 85만4000명에서 74만8000명으로, JTBC는 31만7000명에서 24만9000명으로 감소했다. KBS와 JTBC 주말 시청자가 MBC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있다. SBS는 평일 시청자수는 하락세였으나, 주말 시청자수는 상승세였다.

눈여겨볼 대목은 TV조선·채널A·MBN 시청자수 증가세다. 채널A는 7월 19만7000명, 8월 20만명, 9월 25만3000명, 10월 28만1000명을 기록했고 MBN은 7월 21만7000명, 8월 22만9000명, 9월 24만4000명, 10월 25만2000명을 나타냈다.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TV조선이다. TV조선은 7월 23만6000명, 8월 28만7000명, 9월 36만8000명, 10월 37만4000명을 기록했다. 덩달아 지난 16일에는 조선일보 유튜브채널 구독자 수가 국내 신문사 가운데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TV조선 9월6일자 '뉴스9' 보도화면. 
▲TV조선 9월6일자 '뉴스9' 보도화면.

TV조선의 한 기자는 “정부 비판적 시청자가 TV조선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정부 지지자는 MBC를 중심으로 결집한 것 같다”며 “유튜브에 익숙해진 시청자들 시청행태가 TV뉴스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MBC의 한 기자는 “시청자수가 늘어난 이유는 명확하다”면서 “지난 1년 6개월간 정말 많은 노력을 해도 (시청률) 회복이 안 되던 상황을 돌이켜보면 지금 상황이 무섭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평일 기준 전 연령대 시청자수는 KBS>SBS>JTBC>MBC>TV조선>채널A>MBN 순으로 나타났다. 평일 기준 20-49세 시청자수는 KBS>SBS>MBC>JTBC 순이었다. MBC는 10월 들어 20-49세 시청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9월9일 조국 장관 임명 당일 시청자수는 KBS>JTBC>SBS 순이었고 10월14일 조 장관 사퇴 당일 시청자수는 KBS>SBS>JTBC 순이었다. 또 올해 5~7월 3개월간 메인뉴스 7곳 시청자수보다 8~10월 시청자수가 월등히 많아 조국 사태에서 뉴스에 관심이 매우 높았던 걸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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