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AI 개발자 회의에 직접 참석해 AI 교육 산업 기반조성 등 모든 분야에 투자와 지원을 하는 인공지능 정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무분별한 개인정보의 남용과 상업적 활용 등 우려되는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엔 언급이 없다.

문 대통령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데뷰 (Deview) 2019’ 행사에 참석해 젊은 개발자들을 격려하면서 우리 정부의 인공지능 기본구상을 내놓았다.

왜 우리 정부가 이렇게 AI 시대에 적극 뛰어들어야 할까.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문을 연 나라도 아니고, 세계 최고 수준도 아니지만 상상력을 현실로 바꿔낼 능력이 있고, 새로움을 향해 도전하는 국민이 있다”며 “세계 1위의 ICT 인프라, 전자정부의 풍부한 데이터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제조업, 반도체 등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우리는 가장 똑똑하면서도 인간다운 인공지능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칭찬했다.

정부의 ‘인공지능 기본구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4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도전할 마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자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분야별 장벽을 과감하게 허물어서 과학자, 기술자, 예술가, 학생들까지 모두 협력하면 우리 인공지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인공지능 대학원과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비롯한 기존 정책에 더해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 신·증설과 대학교수의 기업겸직도 허용해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우리나라로 모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데이터 3법(빅데이터 3법)이 연내에 통과되도록 국회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기업이 수익을 내도록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에 올해보다 50% 늘어난 1조700억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찾는 20대 청년, 직종 전환을 희망하는 30대와 40대 재직자,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50대와 60대, 어르신 세대까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인공지능을 배우도록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공지능 정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립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3대 혁신 신산업 선정 지원 △범정부차원 ‘AI R&D 전략’과 ‘데이터산업 활성화 전략’ 마련 등을 이전에 해온 정책을 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스스로 인공지능을 가장 적극 활용하고 지원하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를 넘어서는 인공지능기반 디지털 정부로 탈바꿈하고 환경, 재난, 안전, 국방 등 국민 삶과 밀접한 영역에서부터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이 체감하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공공서비스도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꿔 나가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데뷰 2019 현장회의에 참석해 AI 기본구상 등을 밝혔다. 사진=YTN 보도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10월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데뷰 2019 현장회의에 참석해 AI 기본구상 등을 밝혔다. 사진=YTN 보도 갈무리

문 대통령은 올해 안으로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AI 기술의 핵심 기반인 개인들의 음성정보, 사진, 영상, 생체정보 등 수많은 개인들의 사생활 프라이버시 정보들을 어떻게 보호할지, 지금도 이런 개인정보를 거의 무료로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을 어떻게 통제하고 규제할지, 특정 기업이 정보와 네트워크를 독점하고 다양성을 해칠 우려를 어떻게 보완할지 등에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AI가 스스로 인간과 대화하고 알아서 문제를 처리해주는 일을 하려면 수많은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빠르게 반복학습(딥러닝:심층기계학습)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 그 빅데이터의 중추는 개인정보일 수밖에 없다. AI 활성화의 전제조건이다. 개인정보를 산업적 이해를 위해 마구잡이로 풀지,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통제하고 감시할 장치를 마련하면서 할지가 핵심쟁점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연설 맨 뒷부분에 인공지능 윤리 문제도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딱 한 줄 언급한 게 전부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참석한 Deview 2019는 Developer’s View의 약자로 ‘08년부터 네이버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SW·AI분야 연례 컨퍼런스로서, 국내 기술 스타트업들의 데뷔 무대이자 교류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엔 대부분 20~30대 청년 기업인, 개발자, 학생들이 참여하며 이날 기조강연에는 약 1200명 이상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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