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에 이어 KBS 여기자회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에서 나온 성희롱성 발언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문제 발언에 KBS 구성원 전체가 들고 일어난 모양새다.

KBS여기자회는 “젊거나 나이 들었거나, 외모가 어떻든 성별이 어떻든 우리는 직업인이자 기자로서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 수없이 묻고 찾고 거절당하고 싸우고 그 끝에 존재를 인정받는다. 그렇게 해서 쓰는 기사”라며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KBS 보도를 비판하는 방송에서 여성 기자를 모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 순간의 실수였다고 하실 거냐? 그 순간 출연자들은 그런 표현을 들으면서 즐겁게 웃었다”며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몸을 뒹굴었다’고 하고, 바삐 움직이면 ‘얼굴을 팔았다’고 하고, 신뢰를 얻으면 홀렸을 거라고 손가락질하는 당신들의 시각을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 KBS 본관 전경.
▲ KBS 본관 전경.

이들은 “당신들의 발언은 여성 기자들의 취재에 대해 순수한 업무적 능력이 아닌 다른 것들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취재 능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고질적 성차별 관념에서 나온 말”이라며 “단순히 한 KBS 기자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 여성 기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순수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는 기자라서, 공영방송이라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다루고 있기에 하루하루가 살얼음임을 받아들였다. 당신들의 방송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수십만 시청자와 단단한 지지층을 두고, 당신들의 발언을 통해 누군가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당신들이 지는 책임은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유시민 이사장 유튜브 방송 제작진은 사과 입장을 밝히고 문제가 된 발언을 드러내고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당사자와 모든 여성 기자들의 훼손당한 명예도 영상 편집하듯이 오려내 줄 수 있다는 것이냐”라며 “대중 앞에서 한 사람을 모독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출연자와, 그를 방송에 불러들인 뒤 함께 웃고 방치한 방관자 모두에게 준엄하게 항의한다. 사과 그 이상의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땅에 떨어뜨린 당사자와 모든 여성, 모든 기자의 명예를 회복할 방법을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이 사태를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유시민 이사장은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며 “성평등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의 의식과 태도에 결함과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깊게 반성한다”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유시민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KBS와 검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일었다. 1차 방송에서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의 KBS 인터뷰 내용이 검찰에 넘어갔고, KBS가 인터뷰를 왜곡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하지만 2차 방송격인 15일 방송에서 아주경제 법조팀장 장용진 기자가 KBS 법조팀 A기자를 언급, 검사와 친밀한 관계에 있다며 성희롱성 발언을 해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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