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가 길어지면서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조 장관 지키기와 검찰개혁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토요일 검찰 앞 대규모 집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구호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이었다. ‘조국 수호’ 같은 특정 관료를 지키자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가 뭘까. 우선 검찰의 수사 방식 탓이다. 특히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조 장관 주변을 대대적으로 수사해 임명 전부터 낙마시키려 한다는 불안감을 낳았다.

하지만 검찰개혁은 조 장관을 지키는 문제와 별개다. 검찰개혁은 과도한 검찰력을 막기 위한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같은 제도·입법 과제뿐 아니라 피의사실 공표, 별건수사, 먼지털이식 수사, 과잉수사 등 구시대적 수사방식과 인권침해 개선 등이 포함된다.

검찰 개혁과 조 장관을 지키기가 서로 연결되는지를 두고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국 장관을 지킬지 말지 시민들 의사 표현이므로 가릴 수 없다”면서도 “검찰개혁은 이뤄져야 하고, 누구든 혐의와 증거가 있으면 수사 받는 것은 당연하기에 이 둘은 별개”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조 장관 수호와 검찰 개혁은 무관하다”며 “범죄수사와 검찰개혁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검찰개혁에서 (수사와 관련된) 조 장관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인사청문회 전후로 시작된 조 장관 수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거슬러 올라가면 검찰은 △인사청문회 일정합의 이후 곧바로 대대적 압수수색에 들어가 정치권의 인사검증 기회 훼손 △조 장관 부인을 소환조사 없이 기소해 방어권 박탈 △수십명의 검사를 동원 △피의사실의 무분별한 언론 유출 등의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김 교수는 “과잉수사였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다만 지금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그런 문제는 검찰 내부의 감찰로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국(가운데)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30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 사진=법무부
▲조국(가운데)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30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 사진=법무부

한편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SNS(페이스북)에 조국 장관을 비판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평가하는 글을 올리면서 거친 표현 등을 썼다가 참여연대가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일도 논란이다.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회의에서 김 위원장 페북 글에 “개인적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올린 글은 그 내용과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엄중히 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김 위원장이 글 올리기 전인 지난달 28일 위원장 사임 및 회원 탈퇴 의사를 알려왔다며 그러나 시민사회활동 참여자들에 대한 폄훼로 볼 수 있어 징계위에 회부한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임원의 부적절한 행위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페북에 올린 글에서 “2년 반 동안 조국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드셨다”며 “윤석열은 서울지검장으로 내가 기억하는 것만 MB 구속, 사법 농단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 등을 처리 내지는 처리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시민사회에서 입네하는 교수, 변호사 및 기타 전문가 생퀴들아. 권력 예비군, 어공 예비군 생퀴들아. 더럽다 지저분한 놈들아”라고 했다. 거친 막말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조치는 필요하지만 조국 장관 의혹에 목소리를 내지 않은 참여연대와 다른 목소리를 낸 간부를 징계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김 위원장은 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국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단 한 줄도 못 냈던 참여연대가 사적 공간인 SNS에 써놓은 글을 보고서 징계 하겠다고 공표하는 걸 보고 상당히 마음 아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수많은 인파의 검찰개혁 목소리와 공직자의 엄격한 검증은 별개”라고 말했다.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경제금융센터 소장·회계사) 1일 아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MBC 시선집중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경제금융센터 소장·회계사) 1일 아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MBC 시선집중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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