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와 SKT의 통합 OTT인 ‘웨이브’가 출범하고 CJ ENM과 JTBC의 합작 OTT가 내년 출시를 앞둔 가운데 국내 OTT 사업자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게 ‘생존 전략’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18일 미디어리더스포럼과 김성수·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OTT 등장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 진단 및 정책 방안’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 18일 미디어리더스포럼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OTT 등장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 진단 및 정책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박서연 기자
▲ 18일 미디어리더스포럼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OTT 등장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 진단 및 정책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박서연 기자

18일 지상파 OTT인 푹과 SKT OTT인 옥수수의 합병 법인인 웨이브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17일에는 CJ ENM과 JTBC가 합작 OTT를 내년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전범수 한양대 교수는 “이미 넷플릭스라는 성공 사례가 있다. 독자 콘텐츠를 확보하고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체계를 통해 이미 완성됐다”며 “이 시장에 국내 OTT가 어떻게 혁신적으로 끼어 들어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전범수 교수는 한국 사업자들 대응이 늦었다고 했다. 그는 “OTT 플랫폼은 가입자 규모가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제로섬 게임에 머물 게 된다. 성장은 정체될 것이다. 콘텐츠 차별화와 (오리지널 콘텐츠 등) 독점화를 빨리 연구해야 한다”며 “국내 OTT는 이제야 합종연횡했다. 굉장히 수동적이다. 이후 새로운 플랫폼을 고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국회에서 OTT를 방송에 준하는 개념으로 규정하는 규제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규제보다는 ‘활성화’에 무게를 실었다.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도 “전통 미디어들이 OTT 시장을 바라볼 때 OTT에 의해 잠식됐다고 바라보지 않는 게 중요하다. OTT 시장은 새로운 영역일 뿐”이라고 밝혔다.

조대곤 카이스트 교수는 OTT가 방송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OTT가 많아진다고 TV시청이 줄지는 않는다고 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 TV 시청 시간 조사결과 오히려 11시간8분에서 11시간27분으로 늘었다.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OTT 확산의 긍정적 효과로 국내 CP(콘텐츠 사업자)의 해외 진출 경로의 다양화와 활성화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플랫폼과 제휴 또는 콘텐츠 판매만으로도 별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 없이도 국내 콘텐츠를 해외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어 제작사의 글로벌화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tvN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경우 넷플릭스 제휴를 통해 별다른 유통 계약 없이 글로벌에 진출했다.

▲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이 18일 ‘OTT, 콘텐츠 산업 성장의 기회인가 위기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리더스포럼 제공
▲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이 18일 ‘OTT, 콘텐츠 산업 성장의 기회인가 위기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리더스포럼 제공

또한 OTT 확산과 플랫폼 경쟁 심화는 콘텐츠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지상파, 케이블 등 전통 방송채널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OTT에서 유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드라마, 예능 등 대중적인 장르의 콘텐츠 제작이 롱폼에서 숏폼까지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OTT 활성화 이후 ‘워크맨’과 같은 웹예능은 물론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과 같은 좀비 장르 드라마도 등장했다.

다만 지속적인 재투자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소수의 제작사와 프로그램에만 투자가 집중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전체 콘텐츠 제작 시장의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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