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다. 

박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황교안 대표 삭발식에서 “제가 의사인데 조국 이 사람은 정신병이 있다”며 “성격장애,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거짓말 하는 걸 죽어도 모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한국당에서 처음으로 삭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박 의원은 “아무리 감옥에 넣고 재판을 해도 이 사람 자기가 거짓말한 것 모른다”며 “왜냐하면 그게 병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정신병 환자가 자기가 병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라며 “이 사람 가족과 이 사람은 거짓말한 걸 전혀 모른다”고 조 장관 가족도 거론했다. 그는 “더 웃긴 것은 정신병자를 믿는 사람은 또 뭔가. 그 사람만 이상하면 되는데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게 생겼다”며 문 대통령도 비판했다. 

▲ 지난 11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퇴진을 주장하며 삭발한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가운데는 김숙향 한국당 동작갑 당협위원장, 왼쪽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금준경 기자
▲ 지난 11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퇴진을 주장하며 삭발한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가운데는 김숙향 한국당 동작갑 당협위원장, 왼쪽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금준경 기자

 

박 의원은 17일에도 정신장애 혐오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의원은 “어제 제가 당대표 삭발식에서 발언을 세게 했는데 (조 장관은) 인지능력 장애가 있다”며 “과대망상증도 심하다. 이렇게 정신상태 이상 있는데 기가 막히다. 반드시 장관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이틀 간 발언을 기사화 한 매체는 뉴시스·중앙일보·연합뉴스·KBS·이데일리 등 몇 군데 되지 않는다. 박 의원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사 출신 한국당 박인숙 “조국은 정신병 환자” 비하 발언’이란 제목의 뉴시스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자신이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전하는 기사를 공유했다.
▲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자신이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전하는 기사를 공유했다.

 

박 의원의 발언에 ‘정신장애인 혐오’라는 지적이 따라붙는다. 그가 최근 잘 사용하지 않는 ‘정신병’이란 단어까지 쓴 것도 부적절하고, 정신장애·정신질환을 모욕하는 표현으로 사용하는 건 약자 혐오라는 비판이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만든 매체 ‘마인드포스트’는 17일 박 의원에게 “직접 대면하지 않은 당사자에 대해 정신적 질환 여부를 추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의사들에게 정치적이면서 도덕적인 윤리”라며 ‘정신병 환자가 자기 병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라는 주장에는 “정신장애인들은 우리가 정신적 질환을 갖고 있다는 걸 의식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마인드포스트는 “우리는 법적으로 정신질환자이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로 바꾸면 정신장애인 당사자”라며 “정신병자, 정신병 환자는 정신장애인을 인간 이하로 취급할 때 사용하는 모욕적 단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박 의원에게 ‘정신장애인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미디어오늘은 17일 이번 논란에 대한 박 의원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기사 수정 : 2019년 09월17일 저녁 20시23분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