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피의사실공표, ‘나쁜’ 피의사실공표
‘착한’ 피의사실공표, ‘나쁜’ 피의사실공표
정파적 유불리에 따라 달라지는 입장… 이명박·박근혜 수사 때 심각했던 피의사실공표

조국 법무부장관 보도로 검찰과 언론이 비난받고 있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면 언론이 받아쓰는 현상에 대한 비판이다. 기소 전 피의사실 공표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를 규정한 형법(126조)을 들어 검찰과 언론을 비판하는 것이다. 수십 년 간 피의사실 공표죄 기소 사례가 전무했을 정도로 이 조항은 사문화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피의사실 공표 논란마다 달라지는 입장이다. 현재 조 장관을 지지하는 인사들과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쪽에선 2009년 고 노무현 대통령 수사를 거론하며 검찰의 ‘언론 플레이’를 비판한다. ‘명품 시계’ 등 망신주기 수사로 노 대통령 도덕성을 바닥으로 추락시킨 뒤 사지로 몰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 때는 검찰이나 특검, 언론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당시 언론 보도도 지금처럼 심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도했던 한 기자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박근혜의 몰락 과정, 이명박의 구속 과정은 어땠나. 그 과정에 같은 문제는 없었나? 그때도 지금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앞장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행태를 비판했느냐”고 반문한 뒤 “박근혜, 이명박, 이재용은 원래 나쁜 자들이니 아무렇게나 해도 됐던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 지난 7월25일 당시 조국 민정수석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 전 차담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7월25일 당시 조국 민정수석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 전 차담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를 테면 피의자 신문조서가 통째로 돌아다니고 ‘안종범 수첩’ 같은 핵심 수사 자료가 언론에 공개되는 등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 때도 피의사실 공표는 심각했다. 페이스북에서 성찰의 목소리를 낸 그가 짚은 것은 ‘우리 편’에 유리한 수사와 이를 중계하는 보도에는 “경주마 채찍질하듯 ‘더더더’만 외쳤”던 이들의 이중적 태도다. 

한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하는 난제를 두고, 정파적 이해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면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 지난 10년 동안 이 문제를 우리사회가 풀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한국일보 기자 박진석은 관훈저널에 다음과 같이 썼다.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의 대응이 지극히 이중적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만 피의사실 공표를 소리 높여 외친다. 반대의 경우는 오히려 공표된 피의사실을 소리 높여 외친다. 이 같은 태도는 지난 대선(2007년) 직전의 BBK 사건과 이번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각 당의 대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만 비교해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들 음주운전 사건(장제원)과 자녀 부정 채용 의혹(김성태) 등에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전가의 보도처럼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입 밖에 꺼낸다.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를 옹호해온 정당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만 피의사실 공표를 소리 높여 외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도 물어야 할 것이 있다. 이명박·박근혜 피의사실 공표는 ‘착한’ 것인가. 조국 장관 가족 피의사실 공표는 ‘나쁜’ 것인가. ‘정치 개입’ 논란을 불러온 윤석열 검찰과 감시하면서도 국민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 언론, 조국 장관을 지지하는 이들이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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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필 2019-09-15 19:45:47
패스택트랙은.죄아니지.언제쯤.수사하는지...순서로볼땐.,패스트가먼저...

국민 2019-09-15 15:10:49
댓글 대부분이 조국의 허물보다 수사하는 검찰을 더 나쁘게 썼네.. 만일 MB 나 박근혜 시절에 이런 일이 있으면 피의사실공표니 뭐니 이런 논란은 없이 검찰을 응원했겠지!!! 글구 김도연 씨~ 고 노무현에게는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박근혜는 전직 대통령 OOO 씨.. 기본과 자질이 없네!!! 인터넷매체의 한계니??

로켓트황 2019-09-15 10:33:34
대부분의 보도자료들이 검찰발 자료에 기인하고, 자료는 점광석화처럼 압수수색하여 불필요한 자료까지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현 상황 vs 제보와 취재와 들끓는 국면여론에 떠밀려 증거인멸 기회 충분히 줘가며 찔끔 보도내용 확인차원의 브리핑위주로 했던 과거 권력형 비리사건...... 비교할껄 하세요. 현재 검찰이 하는 피의사실 공표는 자기들 살자고 하는 비열한 방식이고 표적수사의 대표적인 요령이다. 생각해봐. 이전도로 자료를 흘리지 않으면 현재의 수사 인원 투입과 압수수색 속도, 무차별적인 자료확보 등을 누가 납득하겠니. 기계적 중립성이 공정성이 아닌 것 처럼 현재의 피의사실 공표는 가장 질나쁘고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이유와 정확히 매치되는 경우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