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3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고교 생활기록부에 적힌 성적을 공개했다. ‘장관 후보자 검증’이란 이유로 개인정보가 또다시 공개됐다. 조국 후보자의 2일 기자간담회 맞불 성격으로 진행했던 3일 한국당 기자간담회가 오히려 ‘생활기록부 불법 유출’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주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딸이 영어를 잘해서 고려대 합격에 문제가 없었다고 답변했다”며 “생활기록부에 나타난 (조 후보자 딸의) 1·2·3학년 성적을 추가로 제보받았다. 영어 작문·영어 독해 평가는 상당히 하위등급이다. 대부분 다 6등급 이하였고, 유일하게 영어 회화는 4등급을 받은 적이 두 번 있고, 영어 회화조차도 6등급이 두 번 있다”고 말했다.

주광덕 의원은 “후보자 딸의 한영외고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교외 체험학습상황을 보면 2007년 고등학교 1학년 때 단국대 인턴 14일 했다고 분명하게 표시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생기부 내용을 두고 “이걸 공개해야 하나 인간적 고뇌가 많았지만 후보자가 딸이 영어를 잘했다며 각종 논란을 정당화 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강조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이 ‘공부를 못했는데 특혜를 받았다’는 프레임을 강화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3일 자유한국당 기자간담회에서 주광덕 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3일 자유한국당 기자간담회에서 주광덕 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한국당의 전략은 ‘생기부 불법 유출’로 부메랑을 맞았다. 조 후보자측은 즉각 고교 생활기록부 유출 경위를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초중등교육법 제30조 6항에 따르면 학교장은 학생부를 해당 학생이나 보호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이 요구해도 마찬가지다. 학생부는 본인이 아니면 열람이나 발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인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접속 및 조회 이력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 후보자 딸의 학생기록부 유출 사건과 관련 “최근에 (생기부를) 발부한 것은 본인과 수사기관에 2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생기부가 검찰에서 흘러나갔을 의혹을 제기했고,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검찰에 조사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20년차 입시컨설턴트 김호창씨는 4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년에 생기부를 1000건 이상 본다. 생기부에는 부모의 정보와 선생님의 평가와 동아리 활동부터 친구들과 어떻게 지냈는지까지 모든 게 들어있다. 20~30페이지를 넘어가는 학생도 있다”고 밝힌 뒤 생기부 유출 사건을 두고 “매우 불법적인 일이다. 이 사안에 둔감하면 안 된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당시 외고는 전교 1등이 내신 평균 3등급이었다. 외고에서 내신등급은 하나 틀려도 5등급 6등급이 나올 수 있다”며 “외고에서 특정 과목이 몇 등급이라고 말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0년 당시 고대 세계선도 인재전형 합격자 데이터를 보면 평균 4.7등급인 학생도 있었다”고 덧붙인 뒤 “조씨 딸이 텝스 900점 이상을 받은 건 팩트다. 외고 최상위 학생도 받기 어려운 점수”라며 영어를 못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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