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방송금지 결정으로 결방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고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편에 청와대 국민 청원이 2일 20만을 돌파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방영하게 해달라는 시청자 요구다. 마감 이틀을 앞두고 20만을 넘었다. 청와대가 답변할 조건을 가까스로 충족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달 5일 게시됐다. 청원자는 게시물을 통해 “지금 와서 누구를 처단하자는 게 아니다. 국민 알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3일 오전 기준으로 21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참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2일 고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편 방송금지를 결정했다. 김성재씨의 과거 여자친구 김모씨는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받아들인 것. 재판부는 “SBS가 오로지 공공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방송하려 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방송으로 김씨 인격과 명예에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 결정 후 김성재 편을 방영해달라는 요구는 컸다. 고인 동료들의 청원 독려가 눈길을 끌었다. 청원 마감을 앞두고 가수 채리나씨는 지난 31일 인스타그램에 “데뷔해서 활동하면서 정말 성재오빠한테 과분할 만큼 예쁨을 받았다. 국민 청원 20만이 넘는다고해서 뭐가 달라질까. 그래도 그를 사랑했던 사람으로 작은 소리 내본다”고 청원을 독려했다.

▲ 가수 채리나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 가수 채리나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김송씨도 1일 인스타그램에 “성재는 저랑 1990년도부터 친구였다”며 “성재는 마음이 따뜻한 친구였고 듀스로 스타 자리에 올랐을 때도 늘 한결같은 착한 친구였다. 그랬던 성재의 죽음. 왜 죽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PD들도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SBS PD협회는 지난달 “‘한국판 O.J 심슨 사건’이라 불릴 만큼 의혹투성이였던 당시 재판을 언급하는 것조차 원천적으로 막아버린 재판부 결정에 유감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한국PD연합회도 “재판부가 방송금지 가처분을 인용한 가장 큰 이유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사안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에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여론은 크지만 법원 결정까지 나온 상황에서 당장 김성재 편이 방영될 가능성은 낮다. 그것이 알고 싶다 공식 페이스북 계정은 ‘20만’ 청와대 청원 게시물을 캡처 공유하고 “자, 이제 다음 단계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993년 데뷔한 고 김성재씨는 듀스 활동으로 성공을 거두고 1995년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그러나 앨범 발표 하루 만인 11월20일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당시 여자친구 김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지만 2·3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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