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로 예정되었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가 무산되자 조 후보자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자처하며 국회로 왔다. 오후 3시30분 국회 본청 246호실에서 시작된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조 후보자는 “어떤 정권이 와도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하겠다”며 법무부장관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조 후보자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국회가 합의한 청문회가 오늘 열리기를 기다렸다. (지금껏) 직접 나서서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청문회에 나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더 기다릴 수 없다. 어떤 형식과 방식으로라도 충분하게 설명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죄송하다. 과분한 기대를 받았음에도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현재의 논란이 다름 아닌 제 말과 행동 탓”이라며 “자신의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던 점 깊이 사과드린다. 개혁과 진보를 주창했지만 많이 불철저했다. 법적 논란과 별개로, 학생들에게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연합뉴스TV 보도 갈무리.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연합뉴스TV 보도 갈무리.

조 후보자는 이어 “문재인정부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받았다. 사회개혁에 적극 참여 해 온 학자로서, 민정수석으로서 공직사회 개혁에 나서온 공직자로서 책무를 다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개인으로 선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뒤 “좌초해서는 안 되는 일, 그 누군가는 서슬 퍼런 일을 담당해야 한다. 그것이, 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가 서 있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를 주신다면 제 한계에도 불구하고 꼭 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분한 이 자리 외에 어떤 공직도 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 개혁을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비춘 대목이다.  

조 후보자는 “이번 일로 온갖 초라한 일을 당한다 해도, 부당하게 제 아이를 공격하는 일은 멈춰주길 바란다. 허물도 저의 것이고 책임도 저의 것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오늘 오전 국회 청문회 무산이 확정되자 낮 11시50분 경 사무실을 나오며 오후 기자간담회를 전격발표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무산돼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드릴 기회가 없어졌다”며 “국민들께 직접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 하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장관 후보자의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모든 질문을 받고 오늘 중에 모든 답변을 다 드리겠다”고 말했다. 지금껏 사실상 자신을 ‘검증’해온 언론에 기자간담회를 자처하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종식시키고, 청문회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취재기자 비표는 1사 1인으로 제한됐다. 오늘 간담회는 민주당에 등록된 매체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극우 보수성향 유튜브 ‘신의 한 수’는 이날 기자간담회장에서 퇴장을 요구받자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고 언론의 자유가 있다. 민주당은 신의 한 수를 내보내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대한민국만세!”를 외쳤다. 민주당 공보국은 “4월30일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6개월 정지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협조를 부탁했다. 

오늘 기자간담회는 시간제한도 없고, 질문 제한도 없다. 등록된 출입기자를 고려했을 때 최대 370여명 기자가 참석 가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00여 명 가량의 취재기자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사회를 맡았다.

청와대도 오늘 간담회에 주목하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 형식의 인사 검증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우리는 지명을 한 것이지, 우리가 이것을 주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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