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YTN 앵커가 자유한국당 집회에 참여한 청년을 ‘수꼴’(수구꼴통)이라 비난해 논란이 일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가 회사에 “변 앵커 프로그램 하차를 포함해 실추된 YTN 명예를 되찾을 방안을 하루속히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지민근)는 26일 성명을 내어 “아무리 방송이 아닌 개인 SNS에 피력한 의견일지라도 그것을 오롯이 ‘앵커 개인’ 생각으로만 여기기 쉽지 않다. 본인 의도와는 상관없이 회사 전체 의견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YTN 앵커가 하는 말은 곧 YTN 말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변 앵커는 대기자로서 전문성을 보여주는 대신 한없이 가벼운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그 결과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다른 쪽으로 지명도를 높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변 앵커는 24일 SNS를 통해 한국당 장외 집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한 청년단체 대표 백경훈씨를 비난했다.

백씨가 이날 “저는 조국 같은 아버지가 없다. 그래서 저는 용이 되지 못할 것 같다”고 한 발언을 두고 변 앵커는 “그러네, 그렇기도 하겠어.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 이래저래 짠하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 변상욱 YTN 앵커. 사진=이치열 기자.
▲ 변상욱 YTN 앵커. 사진=이치열 기자.

이후 ‘수꼴’ 단어 사용 및 조롱, 진영 논리로 청년을 바라보는 기성세대 인식에 비판 여론이 거셌고 변 앵커는 다음날 “젊은 세대가 견고한 기득권층 카르텔 속에서 공정함을 갈구하고 있음을 이해한다고 여겼지만 저 역시 기성세대 시각으로 진영논리에 갇혀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 과정에서 YTN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구성원 자긍심은 땅에 떨어졌고 회사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추락했다”며 “시너지는커녕 회사의 전체적 경쟁력을 깎아먹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들은 또 “조 후보자 비판 집회 참가자를 ‘수꼴’로 비하하는 앵커가 방송에서는 태연히 조국 관련 소식을 전한다면 누가 그 뉴스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변상욱 앵커가 다시 진행자석에 앉았을 때 시청자 불신과 분노가 얼마나 누그러져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회사는 변 앵커 프로그램 하차를 포함해 실추된 YTN 명예를 되찾을 방안을 하루속히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당초 변 앵커는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시청자 사과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주 휴가를 내고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하차 요구는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방송인 김용민씨는 26일 유튜브 방송에서 “변 앵커 발언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사과를 하고 바로잡고, 또 머리를 숙였다면 한 번의 기회는 더 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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