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불법파견 11번째 판결… “노동부, 판결 따라야”
현대차 불법파견 11번째 판결… “노동부, 판결 따라야”
서울중앙지법 “울산공장 탁송 사내하청도 현대차 노동자로 봐야”… 사내하청 관리자도 파견노동자 인정

법원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탁송(운전해서 이동) 업무를 수행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현대차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2010년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파견으로 판결한 이후로 11번째 같은 내용의 판결이다. 게다가 고용노동부가 2004년과 2005년 현대차와 기아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했지만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고, 현대차는 여전히 불법파견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제41민사부(재판장 정도영)는 22일 오전 울산공장 사내하청업체 무진기업 소속 노동자 38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에서 노동자 손을 들어줬다. 

이날 사건을 맡은 법률사무소 새날이 낸 자료를 보면 현대차(피고)는 노동자들의 업무가 자동차 생산과 직접 연관된 컨베이어 시스템을 거치는 직접공정(프레스·차체·도장 등)이 아니라 이를 보조하거나 지원하는 ‘간접공정’이고, 도급업무인 운송이라 파견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노동자들이 현대차 파견근로로 일했던 것이라며 파견법에 따라 현대차 노동자로 인정해야 하고, 정규직이었다면 지급했을 임금에서 무진기업 노동자들이 사내하청업체에서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 전국금속노조 현대기아차비정규직 6개지회 공동투쟁위원회 등이 2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법원 판결대로 불법파견 인력을 전원 직접고용 명령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전국금속노조 현대기아차비정규직 6개지회 공동투쟁위원회 등이 2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법원 판결대로 불법파견 인력을 전원 직접고용 명령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기아자동차비정규직 6개지회 공동투쟁위원회 등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번째 불법파견이라는 법원의 판결, 고용노동부는 법 위에 존재하는가”라며 노동부가 현대차 불법파견에 시정명령 등 책임있는 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노동청 앞에서 25일째 단식농성하고 있는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은 “오늘 판결은 직접고용 명령대상을 ‘직접공정’으로 국한하는 게 얼마나 법원 판결에 위배되는지 확인해줬다”고 판결 의미를 설명했다. 

김기덕 변호사(새날)도 “향후 자동차 공정을 넘어 현대차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사업장의 공정에서 사내하청 노동까지도 파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지위를 주장하는데 유용한 판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지회장은 “행정개혁위원회 조사결과 현대기아차 불법파견을 검찰과 노동부가 부당하게 수사를 지휘하고 지연시켰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나라답게, 정의롭게 만들겠다면 최소한 법원 판결 기준에 따라 잘못된 파견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 현대자동차그룹이 밝힌 비전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 현대자동차그룹이 밝힌 비전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제48민사부(재판장 최형표)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예방점검·생산관리·도장 업을 수행하는 하청업체 서은기업에서 현장 노동자 관리 등 행정업무를 수행한 팀장급 5명이 현대차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청업체 인사노무 등 행정업무를 담당한 관리자급 노동자까지도 파견노동자로 본 최초의 판결이다. 지난 2016년 2월 서울중앙지법은 이 기업 현장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파견노동이라고 인정했고, 이후 팀장급 노동자들도 제소했다.

사건을 맡은 새날에 따르면 재판에서 현대차는 팀장급 노동자들이 하청업체 관리직이자 현장대리인으로 원청 회사와 업무연락, 인사관리 등 내부행정업무에 종사해 파견노동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측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파견법에 따라 현대차 정규직이었다면 지급했을 임금에서 하청업체가 실제 지급한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김기덕 변호사(새날)는 “그동안 관리자급 노동자를 파견노동자로 직접 인정한 사례가 없었다”며 의미를 부여하며 “이번 판결이 사내하청 노동을 통한 간접고용의 비정규직 노동이 근절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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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8-22 17:16:05
"서울중앙지법은 제41민사부(재판장 정도영)는 22일 오전 울산공장 사내하청업체 무진기업 소속 노동자 38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에서 노동자 손을 들어줬다." <<< 법을 존중하지 않고 지키지 않는 회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업 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