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베스트저장소가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의도로 사용하는 ‘전라디언’ 단어를 자막으로 내보낸 TV조선에 의견진술 절차가 추진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이 방송심의규정 ‘사회통합’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전원 의견으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 지난 6월25일 방영된 TV조선 ‘아내의 맛’
▲ 지난 6월25일 방영된 TV조선 ‘아내의 맛’

 

TV조선 ‘아내의 맛’은 지난 6월25일 트로트 가수인 송가인씨 아버지를 소개하면서 ‘전라디언’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전라디언’은 2006년 지방선거 뒤 호남지역을 제외한 광역단체자치장 당선자가 당시 야권에 쏠리자 한국과 전라도를 별개 나라처럼 지칭하는 글에서 유래한 비하 용어다. 

TV조선은 방송 직후인 지난 6월26일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했다. TV조선은 “제작팀은 이 용어가 일베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인지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 앞으로 더 신중하고 주의 깊게 방송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심의위원 4인은(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소위원장·심영섭 위원,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방송사에서 쓸 수 있는 적절한 용어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심영섭 위원은 “방송 제작자 일부가 이런 문제의식에 무감각한 것 같다. 일베 용어라서 문제인 것도 있지만, 지역 차별적인 발언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도 “다른 지역에도 접미사를 붙여서 부르면 되지 않느냐고 반론할 수 있다. 근데 언젠가부터 전라도가 들어가면 비하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 인식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광삼 위원은 “그렇게까지 혐오스러운 표현인가? 단순히 전라도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 아닌가? 지역마다 비하 표현이 있다”면서도 “방송사에서 쓸 수 있는 적절한 용어는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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