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서 내 옆에 앉았던 대통령 약속 어디 갔나”
“인천공항서 내 옆에 앉았던 대통령 약속 어디 갔나”
문재인 정부 3년, 200명 비정규직 증언대회 “죽거나, 잘리거나, 속거나” … ‘죽음의 외주화’ 금지 등 촉구

“죽고, 짤리고, 속았다.” 2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삼원색 풍선을 들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였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이날 오후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200명 증언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을 내걸고 출범한 지 3년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오히려 뒷걸음”이라고며 현실의 문제를 토로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고 김용균의 죽음 이후에도 매일 일하다 죽는다. 계약·파견직이라는 이유로 2년이 되기 전 잘리고, 공공기관 정규직전환은 희망고문을 거쳐 사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었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200명 증언대회’를 열었다. 사진=유주혜 대학생기자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200명 증언대회’를 열었다. 사진=유주혜 대학생 기자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박대성 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12일, 당선 뒤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했다. 대통령은 제 옆에 앉아 공공부문 정규직화가 첫번째 국정과제라고 다시 강조했다”며 “2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이 약속한 결과물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외면해 정규직 전환이 경쟁 채용으로 변질됐고,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공사와 자회사 사이 계약은 오히려 기존 하청업체보다 낮은 금액으로 체결됐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산업재해로 숨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발언대에 섰다. 김씨는 “문 대통령이 몇 번씩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약속했고, 4년 내 중대재해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했다”며 “그러나 지금 비정규직들은 똑같은 구조 속에 인권이 짓밟힌다”고 말했다. 그는 “용균이가 일한 곳은 죽거나 다쳤을 때 산재를 (하청업체가) 인정하면 원청이자 공공기관인 서부발전 눈치를 보게 되는 구조”라며 “사고 이유를 밝히고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당연한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건설현장에서 추락사한 용역노동자 고 김태규씨의 누나 도현씨는 “제 동생 태규는 가장 높은 곳에서 일했지만 용역이란 이유로 안전화나 안전모, 벨트도 주어지지 않았다. 현장관계자는 ‘일용직에 안전화 지급은 없다’고 했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과 상해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약속과 달리 산재 사망자는 지난해에 비해 7명이 늘었다”고 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200명 증언대회’를 열었다. 사진=유주혜 대학생기자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200명 증언대회’를 열었다. 사진=유주혜 대학생 기자
▲지난 4월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용역 노동자 고 김태규씨의 누나 도현씨가 27일 오후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200명 증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주혜 대학생 기자
▲지난 4월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용역 노동자 고 김태규씨의 누나 도현씨가 27일 오후 열린 ‘문재인 정부 3년, 비정규직 현실 200명 증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주혜 대학생 기자

공장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한국지엠의 이영수 부평비정규직지회장은 “한국지엠은 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첫 희생양 삼아왔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한국지엠은 적자가 나서가 아니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를 위해 선제 구조조정한다고 뻔뻔하게 말한다. 경영진은 지난해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그 사이 비정규직 해고는 당연하다는 듯 이뤄지고, 문재인 정부는 이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공공운수노조 김천관제센터분회 △서비스연맹 전국학습지노동조합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전주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 현대제철 당진비정규직지회 △문화예술노동연대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지부 등에서 발언을 이어갔다.

발언자들은 각 증언이 끝난 뒤 ‘죽거나’ ‘잘리거나’ ‘속거나’란 문구가 적힌 풍선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더 이상 비정규직이 길거리로 쫓겨나 투쟁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도입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전면 개정을 통한 ‘죽음의 외주화’ 금지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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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9-06-27 23:52:36
그대들이 잘 본다면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안 바뀐다면 국회에서 법이 통과 안 돼서 그럴 수 있다.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게 있다. 만약 이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우리가 노동과 정치에 관심을 두고 국회의원을 더 압박했다면, 좀 더 안전한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루 먹고사는 것도 바쁘지만, 국민이 정치인에게 무관심하면, 정치인도 국민과 노동자에게 무관심하다. 결국, 내 일(돈 버는 것) 위주로 생각하고 정치인과 정치/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에 무관심하다면, 노동환경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