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가 한빛센터로 간 이유
민주당 지도부가 한빛센터로 간 이유
지상파 드라마 제작 표준 인건비·계약기준 마련, 노동부 2차 근로감독결과 곧 발표
“방송노동환경 개선, 당·정·청 민생현안회의 주요의제…공정위 등 관계부처 논의도”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방송스태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여당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빛센터는 열악한 방송제작환경을 고발하다 세상을 떠난 고 이한빛 PD 유지를 이어 창립된 곳이다. 회의에는 박주민·박광온·설훈·남인순 최고위원, 윤호중 사무총장,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등 민주당 관계자들과, 방송·영화산업분야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해찬 대표는 “얼마 전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를 제작한 사람과 저녁을 같이 했는데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들었다.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며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제작해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좋은 상도 받았는데, 무엇보다 표준계약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미담이 많이 들린다. 어려운 환경을 철저히 극복하려는 노력이 상의 가치를 빛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이한빛 PD 아버지인 이용관 한빛센터 이사장은 “지난 18일 4자협의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비롯해 방송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 비로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졌다. 물론 출발이다. 합의에 이어서 당에서 민생 현장을 챙기는 현장최고위를 한빛센터에서 개최했다는 건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될 거 같다”고 의미를 짚었다.

▲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빛미디어인권센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두영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빛미디어인권센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두영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지상파 3사·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로 구성된 4자 협의체는 지난 18일 ‘드라마제작 가이드라인 기본합의’를 체결해 오는 9월까지 표준인건비·표준근로계약서 기준을 마련한 뒤 내년 초 방영될 드라마 제작현장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같은 날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송계 악습으로 꼽히는 ‘턴키’ 계약을 담은 ‘방송분야 표준계약서 사용 지침’을 발표하면서 방송노동환경 개선 흐름에 역행한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문체부는 21일 해당 사용지침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우려와 반발이 제기돼 이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영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장은 “4자협의체가 어렵게 합의한 날 갑자기 문체부가 턴키계약·도급계약을 인정하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합의가 파기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고 전한 뒤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방송현장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담아 스태프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으로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지상파 드라마가 선도적 역할을 하면서 CJENM 등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등에 전체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방송노동과 관련한 부처가 5개다. 문제 개선을 이야기하면 서로 떠넘기는 경우도 많다”며 “당·정·민이 합심해서 방송노동자들이 카메라 뒤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송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관 한빛센터 이사장이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관 한빛센터 이사장이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공개발언 뒤 비공개 회의에서는 드라마 뿐 아니라 시사·교양·예능 부문 독립PD와 방송작가 등이 겪고 있는 부당한 사례들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미디어오늘에 “시사·교양·예능 분야 독립PD와 방송작가들 처우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갑질’ 형태가 다양해졌다. 변형된 갑질로 볼 수 있는 문제들을 자세하게 전달했다”며 “조합원 신원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끝난 뒤 이미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드라마 스태프들과 마찬가지로 방송 작가 노동자성을 인정해 막내작가를 대상으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것이 불공정한 현실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과 정부가 방송작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취재진에게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방송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역할을 약속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은 “방송노동환경 개선을 당·정·청 민생현안회의 주요 의제로 올려놨고, 현재 4개 부처와 을지로위원회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정부가 내달 발표할 (드라마제작현장) 2차 근로감독결과가 중요하다. 관계부처는 대책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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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6-21 17:06:14
민주당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려면 내년 총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 80퍼센트가 지지하는 공수처와 국회의원소환제도 자한당이 막으니 다 소용없지 않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이 약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는 전략적으로 싸워야 한다. 그냥 밀고 나갔다가 전멸할 수도 있다. 기다리면서 시스템과 체계, 매뉴얼을 갖춰라. 우리가 급격한 성장을 했지만, 그 이면에 빈부의 격차와 자살률이 세계 1위다 있다. 우리 가족, 친척 모두 정규직, 좋은 노동환경이 당장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역사를 보라. 노예해방과 신분제도 폐지는 꾸준한 투쟁과 오랜 시간의 싸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