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100명 삭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학교비정규직 100명 삭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절반은 학교에, 즉각 공약 이행” 내달 20만 총파업 앞두고 집단삭발

학교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교무실무사 등 100명의 전국 학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정부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을 촉구하며 삭발에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총 100명은 17일 오전 서울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삭발식을 가졌다. 이들은 “1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청와대 앞에서 삭발하는 일은 처음”이라며 “청와대는 더도말도 덜도말고 대통령 공약을 지키라는 요구에 화답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 7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8만여명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다. 학교에서 일하는 전체 노동자 중에선 41%다. 학교 비정규 강사 16만여명과 교육공무직 14만여명, 기간제 교사 4만7000여명, 파견‧용역직 2만 7000명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이들의 임금은 출근하지 않는 방학을 제외하고 기본급이 평균 164만 2710원 정도에 그쳐, 정규직의 64%가량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총 100명은 17일 오전 서울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 촉구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총 100명은 17일 오전 서울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 촉구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공약하자 이를 이행하기 위한 대표 방안으로 공정임금제와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제시해왔다.

공정임금제는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인 현 임금 수준을 80%로 올리는 것이다. 노조는 이 공정임금제가 정규직-비정규직 임금비율을 최소 80%로 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초중등교육법에 ‘교육공무직’을 명시해 정원이나 인건비 등 기준을 세울 근거를 마련하라고도 요구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꾸려진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사용자인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과 집단교섭 중이지만, 교섭 절차만 놓고 두 달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100명은 17일 오전 서울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100명은 17일 오전 서울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현은정 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 조직국장이 본인의 머리를 손수 삭발한 딸에게 포옹을 받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현은정 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 조직국장이 본인의 머리를 손수 삭발한 딸에게 포옹을 받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경숙 노조 세종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주까지 급식실에서 일했고, 오늘 처음 노조 전임이 되자마자 삭발한다”며 “아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삭발한다는 말은 못 하고 나왔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했다. 안종화 충북지회장(초등돌봄교실전담사)은 “대통령이 당선 직후 인천공항을 찾아 정규직화를 얘기할 때 눈과 비, 뙤약볕 속 집회는 이제 사라지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사회엔 비정규직이란 특수계급이 있다’라고 가르치는 학교를 바꿔보잔 얘길 해왔다. 그러나 노조가 만들어진 지 8년, 정부 공약 3년이 가도록 제대로 된 교섭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 이상 비정규직 차별 구조화를 가르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여성 노동자들이 모여 머리를 깎기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날 삭발에 나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리사 △조리실무사 △영양사 △방과후유치원전담사 △초등돌봄전담사 △초등스포츠강사 △교무실무사 △시설관리요원 △특수교육실무사 △교육복지사 △수상안전요원 △통학차량안전요원 △운동부지도사 △전문상담사 △취업지도사 등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총 100명이 17일 오전 서울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총 100명이 17일 오전 서울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삭발식이 끝난 뒤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결의대회를 이어갔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20만여명은 오는 7월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완전 이행을 촉구하며 전국 총파업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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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 2019-06-18 15:59:13
유독 학교에서만 임금을 맞춰 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논리로 따지면 비정규직을 병원에서도 의사의 임금과 맞춰줘야 하고 법원에서도 판검사의 임금과 맞춰줘야 합니다. 각 조직에서는 구성원들 간의 특성에 따라 임무와 역할이 있고 임금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임무와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 오랜시간 공들인 과정과 힘겨운 노력들은 배제한 채 똑같은 임금을 바라는 것은 누군가에겐 부당한 차별입니다.

끼룩끼룩 2019-06-18 14:15:30
비정규직의 정당화를 외치는 인간들이 아직도 많군...대를 이어 비정규직 유지하는 기조군,
일을 조금한다고?
그런 얼토당토 않은 편협적인 단정은 어디서 근거를 가져온건지?
언제 짤릴지 모르는 비정규직들의 삶은 알바아니다?
공시치룬 사람들과 비교하지 마라?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 뭐 그런건가?
온갖 수모와 허드렛일 다하는 육체적 정신적 노동약자들의 항변이 그리 꼬운가?
참 잘 돌아간다 개한민국...ㅋㅋㅋ

여기 베알이 꼬인 소시오패스들 엄청 날뛰는군
그 옛날 일제 하수인들이 권력을 배분받고나서 다른 이들도 그럴까봐
전전 긍긍하던 그 모습 그대로인듯

고단한 비정규직 응원은 못해줄망정 ㅉㅉㅉ
하여튼 남 잘되면 배아픈 루저들 참 많아...ㅎㅎ

김유진 2019-06-18 13:51:04
그 간절함으로 정당한 시험을 치르세요. 의무는 모르고 권리만 앞세우는 인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