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회 한국일보 미스코리아 대회’ 잡음 여전
‘63회 한국일보 미스코리아 대회’ 잡음 여전
올해도 심판 매수 의혹…지원자들 “수시로 나오는 돈 이야기로 대회 공정성 의심돼”

“옛날만큼은 아니라 해도 심사위원이 누구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장난 좀 치잖아요. 주최 측에서 본선 진출한 후보자들 부모님 연락처 알아내서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해요. 우리 학원 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본선에서는 결국 본사 연락이 온다고 했죠. 염두에 두세요.” (강남 N스피치 학원 상담실장)

“될만한 애들은 미리 한국일보 측에서 따로 부르지. ‘이번에 진 한번 해 볼 거야?’라고 접근해서 돈이 있으면 돈을 내고 없으면 스폰서를 붙여 줘. 2017년에는 지역 대회에서 A씨한테 성형외과 원장을 스폰으로 붙여줬어. 그래서 됐지. 근데 또 그런 소문이 나면 본선에서는 순위권 안에 못 들어. 돈을 준비하는 게 깔끔해.” (대구 S한복집 대표)

 

▲ 사진=gettyimages.
▲ 사진=gettyimages.

“어디 학원, 미용실 원장님, 한복집 사장님 등이 어디 브랜드 구두, 드레스, 메이크업 제품 사라고 하는 말 절대 듣지 마세요. 만약 그렇게 꼬시는 사람 있으면 주최 측에 연락 주세요. 액세서리 등을 사서 당선된 분은 아무도 없죠.” (대회 관계자)

B씨가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을 준비하면 들었던 수많은 말 중 일부다. 대회를 준비해주는 학원에서 상담을 받아도, 미용실과 한복집, 드레스 가게 등을 찾아도, 지역 예선과 미스코리아 본선에 진출한 날에도 돈 이야기는 끊이질 않았다.

미스코리아 대회 관련한 잡음이 여전하지만, 대회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한국일보와 한국일보 E&B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일보 E&B가 주관하고 있는 63회 미스코리아 대회가 오는 7월11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 MBC 뉴스투데이가 지난 15일 오늘 다시보기라는 코너에서 1999년 5월15일 리포트 화면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 MBC 뉴스투데이가 지난 15일 오늘 다시보기라는 코너에서 1999년 5월15일 리포트 화면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미용실·한복집·드레스 가게·학원, 돈 요구 사례 빈번

최근엔 한국일보 측에 브로커 역할을 하려던 한복집 대표가 구속되기도 하고, 과거엔 주최 측 심사 비리가 드러난 적도 있다. 지난해 미스코리아 지역 예선에 출전한 B씨는 최아무개 대구 S한복집 대표에게 “지역 진선미든 본선 진선미든 무조건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B씨는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 예선 출전을 준비하면서 최아무개씨와 연락이 소원해졌다.

그런데 B씨는 최아무개 대표가 지난달 1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구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최아무개씨는 지난해 5월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자 C씨에게 “1억3000만원을 주면 주최 측인 한국일보에 이야기해 ‘진(眞)’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한 후 1억200만원을 받았다. 최아무개씨는 검찰 조사에서 로비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나이 제한이 만26세다. 몇 번 떨어지고 그러면 절박해져서 억대의 돈을 쓰기도 한다”며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한복집 대표가 사기 친 것 같지만, 이 업계에선 공공연한 일이다. 그렇게 따지면 이 업계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사람 모두가 사기 혐의로 잡혀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MBC 뉴스데스크가 1999년 5월15일 미스코리아 반대 안티미스코리아대회 개최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보도했다.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 MBC 뉴스데스크가 1999년 5월15일 미스코리아 반대 안티미스코리아대회 개최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보도했다.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실제로 브로커에게 돈을 쓰고도 수상하지 못 한 일도 많다. D씨는 “2017년부터 계속 도전했다. 지난해 부산 미용실 유명한 데를 찾아가서 훈련비 명목으로 300만원을 냈다. 300만원은 돈도 아니었나 보다. 아무것도 못 받고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한국일보 주최 측이 직접 비리를 저지른 일도 있었다. 2013년 10월20일, ‘2012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 참가자 어머니 신아무개씨는 6월29일 대회를 주최한 한국일보 사업국 E팀장으로부터 “수상확률을 높이기 위해 심사위원 두 명만 사면된다. 한 명에 2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신아무개씨는 E팀장이 알려준 서울경제TV 법인 계좌로 이 대회 협찬사 2곳의 명의로 40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신아무개씨의 딸은 7명이 받는 본상(진·선·선·미·미·미·미)에 뽑히지 못했다. 신아무개씨는 이후 한국일보 측에 반환을 요구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 MBC 뉴스데스크가 1999년 5월15일 미스코리아 반대 안티미스코리아대회 개최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보도했다.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 MBC 뉴스데스크가 1999년 5월15일 미스코리아 반대 안티미스코리아대회 개최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보도했다.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1999년부터 시작된 안티 미스코리아 운동

공정하지도 않고 비리의 온상이라 지적되는 이런 미인대회를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대구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의전화 등은 지난 2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는 성 상품화를 조장하는 미스코리아 불금파티 행사 예산 편성을 철회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민영 방송인 TBC도 중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대구한국일보와 엠플러스한국이 주관하고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등이 후원하는 ‘미스 대구·경북과 함께하는 2019 내고장 사랑 대축제’라는 행사가 성 상품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다.

 

▲ 사진=이프북스 제공.
▲ 사진=이프북스 제공.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는 책을 출간한 김신명숙 작가는 1999년 5월15일 ‘안티미스코리아’ 대회를 개최했다. 작가는 당시 “국가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인데 인구의 절반을 외모 가꾸기에다만 노력을 쏟게 하면은 정말 인재를 언제 기를 거냐”고 지적했다.

‘안티미스코리아’ 대회가 생긴 지 3년 후인 2002년엔 지상파에서 대회를 생중계하던 관행이 없어졌다. 이 대회는 2009년까지 지속됐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하는 지원자들은 여전히 외면과 내면의 미를 갖춘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피치 학원과 미용실, 한복집, 주최 측에게 돈 요구를 받기 시작한 순간부터 대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대회의 의미를 곱씹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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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5-22 14:19:41
아직도 이런 대회로 국민 물타기 하네. 국민을 정치에서 눈 돌리게 하는 것 중에 3s(sex, sport, screen)만큼 좋은 것도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