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1장 붙였는데, 쿠팡맨과 싸우는 쿠팡
포스트잇 1장 붙였는데, 쿠팡맨과 싸우는 쿠팡
노조, 물품에 “처우개선” 포스트잇·SNS 캠페인… 쿠팡 “브랜드가치 훼손” 인사·법적 불이익 예고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소속 쿠팡맨들이 노동현실을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포스트잇·SNS 캠페인에 인사 불이익과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쿠팡맨들이 노동조건을 개선하려고 과거 쿠팡이 펼친 방식으로 하는 캠페인을 두고 쿠팡이 경고를 보냈다. 이에 노조는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한다.

쿠팡 물류팀과 법무팀, 노무관리팀은 19일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들에게 내부 공지를 보냈다. 전국 각 캠프(배송거점) 리더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쿠팡은 “현재 회사 승인을 받지 않은 스티커를 배송 상품에서 부착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명확한 이해 없이 진행한 행위로 법적·인사적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쿠팡맨 여러분은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쿠팡이 언급한 ‘스티커’는 쿠팡맨 노조가 만든 포스트잇을 말한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쿠팡맨노조)는 지난 15일 쿠팡맨들이 처한 노동현실을 알리는 포스트잇‧SNS 인증 캠페인을 시작했다. 배송 물품에 “로켓배송만큼 빠르게 쿠팡맨 처우 개선하라” “쿠팡맨 열에 일곱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하라” 등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전달하고, 고객들이 SNS에 이를 인증하고 응원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쿠팡맨노조)가 지난 15일 시작한 캠페인 포스트잇. 사진=공공운수노조
▲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쿠팡맨노조)가 지난 15일 시작한 캠페인 포스트잇. 사진=공공운수노조
▲ 쿠팡맨노조가 진행 중인 포스트잇‧SNS 인증 캠페인 안내. 배송물품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고객들에게 SNS 사진인증과 응원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 쿠팡맨노조가 진행 중인 포스트잇‧SNS 인증 캠페인 안내. 배송물품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고객들에게 SNS 사진인증과 응원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이는 쿠팡이 고객 감동 서비스의 일환으로 실시했던 ‘와우레터 캠페인’의 패러디다. 쿠팡은 2014년 쿠팡맨들이 배송할 때 고객에게 손편지 등 감성적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쿠팡맨이 직접 써붙인 편지와 문자메시지 등은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다.

쿠팡맨노조는 “정작 전국 쿠팡맨 3500여명 중 70%는 비정규직이다. 근속 기간은 평균 2년 미만이다. 지난 4년간 동결됐던 임금협상도 최근 결렬됐다”고 했다. 노조는 “반면 쿠팡은 쿠팡맨들이 사고가 날 때마다 급여에서 하한 없이 삭감하고,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근무조건 불이익 변경과 새벽배송, 자회사 전환 등도 일방 추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쿠팡맨노조는 “이런 현실을 고객들에게 알리고 쿠팡맨이 힘내도록 SNS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했다.

▲ 쿠팡이 2014년 고객 감동 서비스의 일환으로 실시했던 ‘와우레터 캠페인’의 SNS 인증사진들. 구글 검색결과
▲ 쿠팡이 2014년 고객 감동 서비스의 일환으로 실시했던 ‘와우레터 캠페인’의 SNS 인증사진들. 구글 검색결과

쿠팡은 이를 두고 이날 공지문에서 “친절하고 정확하게 상품을 배송하겠다는 고객과 약속을 지키는 데 방해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은 “우리의 큰 자산인 고객 경험 및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겠다”고 했다. 쿠팡은 “이런 행위는 회사를 훼손하는 불법행위이자 사규위반에 해당한다”며 불이익을 예고했다. 쿠팡은 21일엔 “(해당 행위가) 고객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수단과 방법에서 상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재차 공지했다.

이를 두고 이경호 쿠팡맨노조 조직부장은 “회사가 좋은 ‘일자리 창출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했는데 노조가 설립되고 나서 실상을 알리니 적극 막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찬무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실장은 “포스트잇 캠페인은 재물손괴와 업무방해에도 해당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과 행위 정당성을 보면 명예훼손이라 보기도 어렵다”며 “오히려 조용하게 진행되던 캠페인을 쿠팡이 치졸한 대응으로 키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쿠팡은 21일 “캠페인 관련해 노조와 대화하는 중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쿠팡맨들의 노동·급여조건과 관련한 문의에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쿠팡맨노조는 “쿠팡맨들은 캠페인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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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9-03-21 15:56:36
과거 로켓배송을 알렸던 쿠팡맨들을, 이제는 회사가 내치고 있네. 얼마나 회사가 불통이고, 노동환경이 열악하면 저럴까. 뒤에 숨어있지 말고, 회사가 합의에 직접 나서라. 근데, 평균 근속 기간이 2년이면 심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