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풍자 댓글 담은 오마이뉴스에 소송 걸었다 패소
한국당, 풍자 댓글 담은 오마이뉴스에 소송 걸었다 패소
최근 2년10개월 정당별 언론중재신청 자유한국당 88.7%(71건)… 오마이뉴스에 무더기 신청 “유감스럽다”

각 정당이 언론보도를 문제삼아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 신청한 사건 가운데 88.7%가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것이었다. 한국당은 조정이 결렬되자 오마이뉴스에 1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미디어오늘이 언론인권센터로부터 제공 받은 원내 정당별 언론중재위 조정 신청 내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조정 신청이 71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다른 정당의 조정 신청은 더불어민주당 3건, 바른미래당·국민의당 각각 2건, 녹색당·정의당 각각 1건이었다. 한국당의 조정 신청 비율은 88.7%로 절대다수였다. 의원 개인이 아닌 정당을 명예훼손 주체로 놓고 무더기 조정 신청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한국당 조정 신청 내역 가운데 실제 조정 또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이 이뤄진 경우는 24건이다. 이밖에는 조정불성립·기각·취하·각하·취하간주가 됐다.

한국당은 2016년까지만 해도 정당 차원의 중재위 조정 신청이 1건으로 다른 정당과 비슷했다. 그러나 2017년 들어 11건으로 늘고, 2018년 1~10월 동안 59건으로 급증했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가짜뉴스에 대응한다며 신고센터를 만들고 언론 보도에 적극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 자유한국당 당사 현판 제막식. 사진=민중의소리.
▲ 자유한국당 당사 현판 제막식. 사진=민중의소리.

한국당이 조정 신청한 기사 가운데는 사실관계가 틀린 경우도 있었지만 보도 자체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 대선 때 홍준표 후보는 위키리크스를 근거로 제시하며 문재인 후보가 일심회 사건 수사를 막았다고 주장했으나 오마이뉴스는 팩트체크로 홍 후보가 위키리크스 내용을 왜곡했다고 보도했다. 한국당은 조정 신청 후 취하했다.

또한 한국당이 지리멸렬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데일리 기사와 지방선거를 보수의 무덤으로 단정한 경향신문 기사에도 조정 신청했다. 지방선거 당시 배현진 후보가 20대 유권자와 사진을 찍은 사실을 부정적으로 다뤘다며 녹색경제신문에 조정 신청한 경우도 있다.

한국당 조정 신청 내역을 언론사별로 집계하면 오마이뉴스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오마이뉴스 기사 18건 가운데 14건은 독자들이 쓴 댓글 가운데 촌철살인의 내용을 전하는 ‘댓글 배달통’ 기사였다. 풍자 성격의 댓글임에도 한국당은 댓글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거나 편파적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기사 가운데 일부는 반론보도 등이 이뤄졌으나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보도도 적지 않았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2건의 기사에 1억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 화제를 불러일으킨 자유한국당의 배경막. 사진=민중의소리.
▲ 화제를 불러일으킨 자유한국당의 배경막. 사진=민중의소리.

한국당은 2017년 12월 자유한국당에 ‘소환대상’ ‘교정대상’ ‘자유깽판상’ ‘막말상’을 수여한다는 내용의 독자 댓글을 전한 기사에 “깽판과 막말을 일삼는 집단인 것처럼 왜곡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한국당은 “절대권력은 부패한다. 그래서 우리도 망했다”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우리도’라고 쓰는 게 아니라 ‘우리는’ 이라고 써야지” “니들만 망한 게 아니라는 게 함정. 나라가 망했었어” 등의 댓글이 한국당 의도를 왜곡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 1심 재판부는 지난달 16일 명예훼손 소지가 없다고 판단해 기각 결정했다. 재판부는 “단순한 의견 개진만으로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다고 할 수 없고 순수한 의견 또는 논평일 경우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성립되지 아니한다”면서 해당 댓글이 잘못된 사실을 적시하거나 암시하기보다는 풍자 성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오마이뉴스는 “비판적 언론에 대한 업무방해였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정치데스크와 일선 기자들이 중재위 출석으로 업무에 큰 지장을 받았다”며 “특히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런 목적에서 조정 신청한 것이라면 한국당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여러가지로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지난해 무더기 언론중재 조정신청 외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정당 명의로 방송과 인터넷 게시글 200여건에 심의를 요청했다. 지난 대선 국면 때는 홍준표 후보에 비판적인 팩트체크 결과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며 언론사의 팩트체크 보도를 모아놓은 서울대 팩크체크센터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으나 검찰은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결정했다.

이번 정당별 언론중재위 조정 통계에는 의원 개개인이 아닌 정당 차원의 조정 신청만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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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2-18 23:20:28
언론인을 귀찮게 하는 데에는 성공했네.

한심해 2019-02-19 00:04:17
사람이 아니다. 저놈들과 저놈들을 뽑은 동네놈들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