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의 노력이 전국 사학의 민주적 발전에 도움되길”
“상지대의 노력이 전국 사학의 민주적 발전에 도움되길”
[인터뷰] 정대화 상지대 교수, 총장 직무대행 임명… “그동안은 싸움의 과정, 이제 건설의 과제에 노력 기울일 것”

정대화 상지대 교수가 지난 21일 상지대 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됐다. 상지대를 ‘사학비리 1호’라는 오명을 쓰게 만든 전 총장 김문기씨는 기나긴 상지대 구성원들의 투쟁 끝에 2015년 해임됐다. 김문기씨는 해임무효확인소송 등을 통해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최근 상지대 임시이사가 총장 선임 자체를 취소하면서, 김문기씨의 해임무효라는 주장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곧 상지대가 ‘김문기’라는 타이틀을 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분규사학 중 처음으로 교육부 임시이사가 파견된 상지대 이사회는 사학비리 비판에 앞장 섰던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의 공동대표이자 약 20년간의 상지대 투쟁의 중심에 섰던 정대화 교수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이사회가 임명한 것이지만, 구성원이 추천한 후보 중에서 임명했기 때문에 이번 총장 직무대행 임명은 상지대 구성원들의 바람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오늘은 정대화 상지대 교수와 23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장 직무대행 선임과정은 어떻게 됐고, 직무 수행 기간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직무대행으로서의 임기는 후임 총장이 선임될 때까지다. 만약 총장이 내일 선임되면 내일 끝난다. 지난 2월에 이미 상지대 노동조합과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등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직무대행 후보 6명을 선출했다. (현 이사회가 아닌) 지난 편호범 이사회 체제에서도 이 후보들을 중심으로 총장 직무대행을 선임해 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 이번에 교육부에서 임시이사를 파견한 이후 같은 후보들을 재차 올려 이들 중에서 선임해 달라고 했던 것이고, 여기에 내 이름도 있었다. (총장 직무대행 임명은) 사실상 (구성원들의 의사를 수렴한) 총장 직선제의 취지를 가진 선임과정이었다.”

-‘김문기 체제’를 거치며 상지대에 여러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총장 직무대행으로서 어떤 일들을 할 계획인지.

“시급한 과제가 너무 많다. 우선 당장 올해 대학구조개혁평가 이행점검이 있다. 이미 교육부의 실사가 끝났고 교육부의 판단만 남은 상태다. 점수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상지대 상황이 가진 특수성을 감안할 수 있을지 교육부와 협의 중에 있다.

(편집자주: 지난해 상지대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선정됐다. 이행점검 이후 재정지원제한대학 해제 여부가 결정된다. 상지대 구성원들은 김문기씨가 부정입학 등 비리로 물러났다가 재차 총장으로 복귀한 2014년 이후 신입생 충원율 등이 일제히 하락한 것을 들어 현재 상지대의 상황이 ‘김문기 체제’의 적폐 결과로 보고 있다.)

이제 입시가 시작될텐데 지난 4년 간 입시에서 우리 대학은 계속 실패해왔다. 우수하고 열의가 있는 학생들을 뽑아야 하는데 실패했다. 그동안의 재정도 엉망이라 막상 금고를 받아보니 깡통인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학교 정상화 작업이 필요하다. (김문기씨가) 학내 정관이나 규정에 다 손을 대놨고 인사에서도 절차를 애매하게 만들거나 직원들도 적재적소에 배치를 못하는 등 문제가 있다. 함께 일 해온 구성원 단체들이 있기도 하고, 이 작업들을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만큼 부서장 등이 선임되면 같이 협의해서 하면 된다.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두어달 고생하면 되지 않을까.”

▲ 정대화 상지대 교수가 지난 6월29일 미디어오늘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정대화 상지대 교수가 지난 6월29일 미디어오늘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이전에도 상지대가 향후 가야 할 목표로 지역 사회와 학교를 함께 투명하게 운영하는 공영형 사립대학 체제를 꼽은 바 있다. 임시이사 체제와 총장 직무대행 체제에서부터 공영형 사립대학 전환을 추진하는 것인지.

“공영형 사립대학은 임시이사체제와 상관없이 가능하다. 본부와 구성원, 이사회가 적절하게 정비된 이후에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다. 상지대의 공영형 사립대학 체제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것과 무관하게 갈 것이다.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상지대는 그 방향으로 계속 추진할 것이고, 김문기가 돌아오기 전(2014년 총장직 복귀)까지도 그 방식으로 돌아갔다.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도 정부와 사학이 함께 공동으로 운영하는 ‘공영형 사립대학’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운영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대신 운영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사립학교의 운영에 관여하며 지역의 강소대학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김문기 체제 이전의 민주대학 시절) 상지대는 총장 선임은 외부 인사를 추대하는 방식을 주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에도 이렇게 구성원 내부 인사 중에서 후보가 나오고 총장 직선제를 통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대화 총장대행이 앞으로 총장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나 혹시 개인적 의지가 있는지도 묻고 싶다.

“과거에 우리가 해왔던 추대제는 성과가 좋았다. 추대제를 유지하려면 과거처럼 성과가 있을지도 판단해야 하는데, 과거에 모셔왔던 총장들 같은 인사들을 또 모실 수 있을지를 봐야 할 것 같다. 최근 대학가 현안 이슈로 떠오른 총장직선제를 우리도 받아들일지 여부도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런 여러 가지 검토를 통해 총장 선출방안이 결정될 때까지 직무대행을 선임해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한 것이다. 2학기 개강 뒤 적절한 시점에 구성원들이 방향성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동안 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일을 했다. 그동안은 싸움의 문제였고 이제는 건설의 과제가 생겼다. 이 건설의 과제를 시작하는데 교수협의회도 역할이 필요하고 대학본부의 업무 보직을 맡은 사람들 등 각자가 역할을 해야 한다. 일단 초기 단계에서의 (총장 직무대행) 역할을 나에게 맡겼다. 그 다음 (총장 선출) 논의는 교수협의회, 노동조합, 총학생회, 지역사회 동문 등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아 결정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하고, 역할이 없으면 교수협의회 등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총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게 된 것 자체가 사학비리 청산이 본격화되는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인 것 같다. 총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은 소감은.

“사학비리 분규로 오래 고생한 구성원들 덕분에 성과가 조금씩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좋은 정부가 구성되고, 좋은 교육책임자가 임명돼서 사학들이 제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상지대가 운이 좋게도 사학이 자리잡아가는 첫 번째 모델이 된 것 같아서 좋다. 상지대의 이러한 노력이 상지대의 민주적 발전 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사학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 작게나마 사례가 되고 도움이 됐으면 한다.”

<관련기사: “사학비리는 대통령이 신호만 줘도 해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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