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종합편성채널 탄생 배경’을 발언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강효상 의원은 이날 오후 청문회에서 뜬금없이 종편 탄생에 대해 언급했다. 

‘MB 정부의 시각’이라고 전제한 그는 “MB가 정권을 잡았는데 당시 KBS·MBC 전 정권에서 임명된 간부들이 개혁에 협조하지 않고 정부를 비판하니까 ‘지상파만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종편을 만들어준 것”이라며 “이게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종편 채널이 보수 정권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의미로, 언론을 특정 정권의 홍보 도구로 인식하며 언론의 존재 가치를 퇴색시키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지난 6일 “MBC의 좌편향을 견제하기 위해 종편을 만들었다”며 “그런데 MBC는 정상화 되었는데 생존이 걸린 종편들이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바람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1일 성명을 통해 “자신들을 지지하는 언론만이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자유한국당은 모든 정당과 정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아니라 정권을 차지하지 못한 정당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균형보도이고 공정언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월12일 오전 바른언론연대와 함께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월12일 오전 바른언론연대와 함께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강 의원의 언론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 의원은 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2000년 DJ 남북정상회담 이후 조선일보를 반대하는 글을 쓰셨다”며 “후보자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조선일보 행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다. 국가보안법 개폐에 (조선일보가) 극렬 반대하고 있고 미군 철수도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이어 “후보자는 학자적 양심에 기반한 활동이 아니라 정권의 홍위병 노릇을 했다”며 “권력자 지시 혹은 방조 하에 정권 입맛에 맞는 선언문을 낭독한 것이다. 특정 신문에 대해 편향적이고 독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회에서 와서 조선일보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던 대목이다.

강 의원은 자신을 취재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 4월 미디어오늘 기자가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이었던 강 의원에게 세월호 유족과 관련한 조선일보 보도에 입장을 묻자 “트집 잡으려 하지말라”고 말했다. 

강효상 의원실 관계자는 ‘종편 탄생 발언’ 논란과 관련해 “강 의원이 사석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참고해서 하신 말씀”이라며 “새 정부의 방통위원장 후보자에게 ‘정치적 보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이 정권의 홍보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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