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한국 정치발전 토론회를 주최하고 국민의당의 발전 방향을 물었다. 학교 급식 노동자를 “밥하는 동네 아줌마들”이라고 지칭해 학교비정규직노동자 등이 국회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정치 발전을 논하는 내용의 토론회를 연 것이어서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마크롱 현상’ 한국의 정치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유력 정당이 아닌 신규 중도정당 소속의 정치 경력이 짧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프랑스의 ‘마크롱 현상’을 주제로 한국 정치발전의 시사점에 대해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언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프랑스 국민들이 어떤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있고 마크롱이 어떤 해결 방식을 내놓아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시작해 위치가 정확히 어느 쪽이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보수 정당이냐 진보 정당이냐를 따지기 보다는 ‘트라이앵귤레이션’(삼각화)에서 국민이 어떤 것을 원하는 지 찾아내야 한국 정치에서 우뚝 설수 있을 것이다”라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참석해 같은 중도정당으로서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 의원은 “프랑스에서 마크롱이 급부상할 수 있던 것을 보고 우리나라도 중도 정당이 커지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문재인 정부 5년 다음에 올 것인가 더 시간이 흐르고 올 것인가 시간 싸움인데 결국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혁신해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이나 큰 진통을 겪고 있는데 극복해야 하고 국민의당도 큰 위기를 겪었지만 당 내부적으론 어려움을 극복한 것으로 아는데 국민들과의 상황도 극복하고 다시 국민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격려했다.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의 파업노동자 발언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의 파업노동자 발언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진 토론에서도 이언주 의원은 국민의당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의견 제시에 더해 질문을 던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토론에 참석해 “국민의당의 지지층이 누구일지 확실히 정리하고 호남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정당이 중도 노선을 걷는다는 것은 옳은 일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호남 지지기반과 중도 정당이라는 것이 논리가 맞지 않다고 문제제기를 하셨는데 이런 괴리들이 있다 보면 당의 당력과 노선이 집중되지 않고 대중이 봤을 때 헷갈리게 된다”며 “지지층도 결집되지 않고 우왕좌왕하기가 쉽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당이 잡을 타겟층은 어디로 보는 것이 좋”을지를 물으며 국민의당의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또한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토론 질의응답 중 한 방청객이 “최저임금을 올리면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인이 하는 가게도 최저 시급을 인상하니 벌써부터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을 주기가 부담이 돼 주말에 가게 문을 닫아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방청객 의견에 동의하며 “최저임금을 올리면 좋겠지만 임금을 주는 사업자가 지불 능력이 된다는 전제로 해야 한다. 지불 능력이 안 되면 고용 시간이나 인력을 줄이는 방법밖에 쓸 수 없다”고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비판했다.

또 “최저임금을 올리려면 지불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국가가 다른 잉여 예산을 옮겨서 주는 등 제3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정부가 추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노총일반노조연맹이 ‘학교비정규직 및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이언주 의원 망언 규탄 및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을순 서울일반노조 학교급식지부장은 발언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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