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앞으로 여당과의 협치는 없다며 초강수를 두고 있다. 증거조작사건으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씨의 동생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에서 오히려 대여 공세를 강화하며 협치는 없다는 강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출구전략 없는 강수가 국민의당에는 오히려 악수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로서는 정부여당과의 협치는 끝났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독주와 독선을 막고 강력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저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의 목소리를 전혀 듣고 있지 않다. 아예 깔아뭉개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포퓰리즘 독재’라고도 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 건물에 걸린 ‘국정은 협치, 국민은 혁신’이라고 쓰인 현수막도 철거할 계획이다. 여당과의 협치는 절대 없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주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서 비롯된 국회 보이콧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노컷뉴스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노컷뉴스
특히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왼쪽 적폐’를 쌓고있다고도 표현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일부 조직된 노동자들이라거나 이미 기득권을 받고 있는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목소리만 듣고 반대편 얘기는 전혀 안 듣고 있다”며 “공공부문 적폐가 쌓이고 있는데, 오른쪽의 적폐를 없애라고 했더니 왼쪽 적폐를 쌓고 있다. 방향만 다르지 (박근혜 정부와) 똑같은 행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의 강경한 목소리는 이날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씨의 동생이 함께 구속영장 청구가 되면서 한층 거세진 것이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추미애 대표와 검찰 간 소통이 있었을 것 같다”며 “네 번 소환조사로 부르고 대질심문까지 했는데 확실한 정보 없이 미필적 고의라며 구속영장을 한 것”이라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추미애 대표가 느닷없이 ‘머리자르기’ 발언을 한 것이 일종의 검찰 수사의 전환점을 마련해 준 것이라는 의혹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이러한 ‘초강수’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국민의당은 추미애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오히려 국회 공전을 주도하는 모습이 되면서 국민의당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여론에 더욱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여론을 의식한 것이기 보다는 ‘머리자르기’ 발언을 한 이후 검찰의 영장청구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당 차원의 조사에서는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냈지만, 결과적으로는 검찰 조사를 통해 이준서 전 최고위원까지 어느 정도 가담했을 가능성이 나오면서 여당에 일단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등 책임을 돌리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퇴로 없는 국민의당의 초강수는 일단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조대엽·송영무 두 장관 후보자 중 한 사람만이라도 통과를 시켜달라고 하더라도 입장을 조절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으며 두 사람 모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측도 국민의당에 ‘태업’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9일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의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그 동안 국민의당이 주장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그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며 “국민의당은 오히려 이런 문제를 지적한 추미애 대표의 일부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 보이콧이라는 무책임한 태업을 자행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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