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로직스의 ‘꽃길’, 청와대 개입 없었나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꽃길’, 청와대 개입 없었나
‘삼성 뇌물 재판’ 제23회 공판, ‘삼성 바이오로직스 민원’ 해결 관련 담당 공무원 증인 출석

2015~2016년 삼성 바이오로직스에 유리한 법 해석이 연쇄적으로 내려진 가운데, 이 중 화학물질 관리 규제 완화 문제에 관여한 환경부 공무원이 ‘입법 취지 상 환경부는 규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이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김아무개 당시 환경부 사무관은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그룹 뇌물공여 국정농단’ 사건 제2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환경부는 2015년 12월 경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의 협의로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원료의약품제조용 원료물질(원료물질) 108종에 대해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 적용 제외 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혐의 관련 18회 공판에 출석하며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혐의 관련 18회 공판에 출석하며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화평법은 지금까지 신고된 사망자만 1112명에 달하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2013년 5월22일 제정돼 2015년 1월1일부터 시행됐다. 입법 목적은 “화학물질의 등록, 화학물질 및 유해화학물질 함유제품의 유해성·위해성에 관한 심사·평가, 유해화학물질 지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생산·활용하도록 함으로써 국민건강 및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특검은 ‘화평법 적용 제외’를 삼성 측 부정청탁 사항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받아 적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업무수첩에는 2016년 2월 동안 ‘외국투자기업 세제혜택’, ‘싱가폴, 아일랜드 글로벌 제약회사 유치’, ‘SS 운영’, ‘환경규제 多’, ‘규제 리스트 달라’, ‘삼성 리스트 주면 환경부 풀어야’ 등의 내용이 기재돼있었다. 모두 삼성 바이오로직스에 필요한 규제 완화 및 정책 지원 사항이다. ‘환경규제 多’는 화평법 적용 제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2월 제2공장을 건설하고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었던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환경부가 화평법 적용 제외 해석을 내리면서 2016년 2월부터 상업가동에 나설 수 있었다.

김 사무관은 논의가 재개되던 2015년 10월 당시 환경부 입장에 대해 “화평법은 새롭게 시행된 법이고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한 관리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이었다”며 “갑자기 빼달라는 것은 한마디로 규제 제외 요구이다 보니 이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자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해당 문제를 처음엔 인지하지 못하다가 식약처에서 의뢰가 와서 알게 됐다”면서 “식약처의 기본 입장은 (식약처-환경부 간) 첫 회의에서는 원료물질을 화평법 적용 대상에서 빼달라는 선이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원료물질이 ‘약사법 제2조4항에 따라 의약품으로 판단될 경우 화평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김 사무관의 검토 요청을 받은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반적으로는 이견이 없으나 세부 내용 조정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김 사무관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한 결과 비슷한 취지의 의견을 들었다.

환경부는 2015년 12월17일 식약처가 기존 유권해석을 제시하며 환경부 의견을 구한 공문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걸은 ‘꽃길’, 우연인가

경제수석실이 작성한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은 2015년 10월26일 ‘화학물질 관련 안전 문제 중복 규제 해소 방안’, ‘중복규제 상황 파악’, ‘법령 정비’, ‘부처간 기능조정 및 업무 조정 등 기업차원에서의 애로 해소를 위한 방안 강구’ 등을 지시했다.

당시 대통령은 바이오의약품 산업과 관련해 2016년 8월 경까지 정책 지원, 민원 해결 등의 지시를 내렸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11월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해 ‘1년 영업이익 30억 원 이상’ 요건을 삭제했다. 11월 이전 비상장 회사였던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적자기업은 상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행세칙 요건 때문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못하고 있었다.

환경부는 2015년 12월17일 원료물질을 화평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식약처 입장에 ‘이견이 없다’고 의견을 냈다. 식약처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원료물질 108종을 화평법 적용에서 제외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대통령은 2015년 12월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 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2월15일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2016년 3월3일 국가기술과학심의회 산하에 ‘바이오특별위원회’가 신설됐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변경된 시행세칙 및 상장 심사 기준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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