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가 발표되자 각 캠프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상황실은 함성과 환호로 가득찼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 상황실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호남지역에서도 문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입술을 깨물었다.

19대 대선에서 문 후보의 당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민주당 캠프 상황실은 오후 7시30분경부터 당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400석이 넘는 좌석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없어 주요 당직자들과 의원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서서 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오후 8시가 되자 당 관계자와 지지자들은 문 후보의 당선을 예상한 듯 “오, 사, 삼, 이, 일”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치며 환호할 준비를 했고,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박수치며 환호했다. 상황실은 후끈 달아올랐다. 지역별 출구조사에서도 문 후보가 홍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이자 지지자들은 연신 환호했다.

▲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정숙 여사가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정숙 여사가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자유한국당 캠프 상황실은 침착한 분위기다. 오후 7시30분께 정우택 원내대표는 “출구조사를 앞두고 열띤 흥분의 도가니 속에 있다”면서 “저희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물리쳤다고 판단을 했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구도로 어제나 오늘 골든크로스가 이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8시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상황실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연이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도 의원들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고 지역위원장들과 지지자들이 자리한 곳에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아이씨” “합쳤으면 됐는데”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후 한 지지자는 “문재인 대통령 되면 탄핵시키면 된다”고 말을 하다가 상황실에서 쫓겨났다.

경북지역에서 홍 후보가 51.6%를 득표했을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잠시 지지자들 사이에서 “옳지 옳지” 등의 반응이 나왔지만 곧 이어 전북지역에서 홍 후보가 3위권 내에도 들지 못하자 “너무했다”라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문 후보 캠프의 상황이 방송화면에 나오자 캠프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국민의당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오후 7시30분이 지나면서 국민의당 당직자들이 국회 헌정기념관 2층에 위치한 개표상황실로 하나 둘 들어섰다. 박지원 대표와 천정배 공동선대위원장,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등은 출구조사 발표 직전까지 아무런 대화 없이 8개의 TV화면을 응시했다.

오후 8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크게 실망한 모습이었다. 안철수 후보(21.8%)가 홍준표 후보(23.3%)에 뒤쳐져 3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결과 발표 이후에도 특별히 관계자들은 어떤 말도 나누지 않고 입을 굳게 다문 채 TV화면만 응시했다.

특히 박지원 대표는 국민의당 텃밭인 호남지역에서도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오자 입술을 가늘게 깨물었다. 호남 지역 출구조사 발표 이후 박 대표는 손학규 위원장, 천정배 위원장과 조용히 귓말을 나누기도 했으나 표정은 굳어있었다. 박주선 의원은 오후 8시 27분께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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