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문준용씨를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당 측이 문준용씨가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료의 양심선언이라며 공개한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각 당 간 소송전으로도 치닫는 모습이다.

김인원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준용씨가 직접 언론에 나서 자신이 그런 말을 했는지 여부를 밝히면 깨끗이 끝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 부단장은 지난 5일에도 문준용씨와 함께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다녔다고 한 ‘동료’의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2006년 12월 문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응시과정과 관련해 “아빠(문재인 후보)가 얘기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거”라고 문씨 동료 A씨가 증언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지난 5일 공개했던 증언에 따르면 이 동료는 “그러니까 (문준용씨가) 역량도 안 되고 자기 능력도 안 되는데 그렇게 한 거(특혜취업) 맞는거죠”라는 질문에 “맞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 동료는 “아트하는 사람이 그런델(고용정보원) 왜 다니냐고 미쳤냐고” 준용씨가 직접 말했다고 증언했다는 것이 국민의당이 밝힌 증언자료다.

국민의당은 7일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공개했던 증언이 사실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인원 부단장은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료들의 증언내용을 보면, 단순한 동료관계를 뛰어넘어 개인적 친분이 없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들”이 가득하다며 “더욱이 증언자가 육성공개에 동의했던 점을 볼 때 그 진실성을 더욱 담보한다”고 주장했다.

▲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한국고용정보원을 방문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과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페이스북, 포커스뉴스
▲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5일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한국고용정보원을 방문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과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페이스북, 포커스뉴스
국민의당의 주장에서 쟁점은 문준용씨의 가까운 동료라고 증언하고 나선 A씨가 누군지 여부다. 국민의당 측은 A씨가 문준용씨와 가까운 인물이며 이외에도 유사한 증언을 하는 인물들이 한 두 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측은 가짜 인터뷰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광온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공보단장은 지난 7일 “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스스로 밝힌 문상호씨가 민주당에 이메일을 보내왔다”며 반박 자료를 공개했다.

민주당 측에서 공개한 문상호씨의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2008년 파슨스 디자인&테크놀로지 석사과정에 입학한 한국인은 6명이고 이중 남자는 문상호, 문 후보 아들인 문준용, 그리고 A씨까지 세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A씨는 중간에 휴학해서 동기들과 2년 간 함께 하지 못했고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기 때문에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은 문상호씨 혼자 뿐이라는 주장이다.

문상호씨는 민주당에 밝힌 이메일을 통해 “준용씨는 자기 부모 얘기를 자랑삼아 떠벌리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다. 가장 친한 저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다”며 “돈을 물 쓰듯이 쓰고 다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준용씨는 집값이 비싼 맨하탄에 살지 않고 바로 옆의 뉴저지에 룸메이트와 함께 집값을 나누어 살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거주할 때의 여러 경험을 설명한 뒤 문씨는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국민의당(이 동기라고 주장한) 파슨스 동기는 가짜가 분명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동료’라는 모호한 표현을 썼고 “휴학한 A씨 또는 1년 선후배 중에서도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은 없다. 준용씨에게 그런 아버지 얘기를 들을만큼 친한 사람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지난 6일에는 문준용씨가 졸업한 건국대 시각멀티미디어 디자인과 및 제품(산업)디자인과 00학번 동기와 선후배 104명은 실명으로 “문준용씨에 대한 반인권적 마녀사냥을 즉각 멈춰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그의 유학 시절 생활을 같이 했던 송용섭씨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준용씨가 아버지와 고용정보원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얘기하고 다녔다는 것은 그의 평소 성품으로 미뤄볼 때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성호 수석부단장은 문준용씨의 다른 친구들의 잇단 증언에 대해 지난 7일 “저희들은 지금 홍길동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친구들(대학친구들, 문씨와 함께 유학했던 친구들)은 임꺽정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전혀 내용이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측이 공개한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한 문상호씨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우리의 접촉 대상자가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이 분은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측은 또한 이번 증언에 나선 인물은 동기가 아니라 ‘동료’라며, 민주당 측이 국민의당이 공개한 증언이 거짓이라고 밝힌 것과 또 다른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공방전과 함께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서로 고발을 이어갔다. 국민의당은 김태년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관계자 1명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민주당은 김인원 부단장과 김성호 공성선거추진 수석부단장 등을 검찰에 이미 고발한 바 있다.

이용주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은 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증언한 A씨에 대해 “차차 법적 절차가 진행되면 신원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상태”라며 “(문상호씨의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저희들이 (제보를) 한 명으로 받은게 아니고 복수의 사람으로부터 확인한 내용이기 때문에 그런 사실 자체, 문준용이 아버지인 문재인 후보가 고용정보원에 원서를 지원해라 했다는 말이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확인이 된 사실”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같은 방송에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의당의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며 “의혹제기를 한 사람들이 그 의혹의 근거를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기간이니까 물고 늘어져서 어떻게든 이슈로 삼고 싶은 그런 욕심은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정도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되고 그 근거를 밝히고 이유를 정확하게 해주는 것은 정치 집단의 역할”이라고 비판했다.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당은 문재인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의 특혜채용과 관련된 이슈를 줄기차게 제기해왔다. 권력형 비리사건이라며 국민의당은 이 이슈로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격까지 지적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왔다. 다만 이 이슈가 얼마나 유권자들에게 파급력이 있었을지는 오늘 9일 대선 결과가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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