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패륜집단’ 발언 문용식 사임, 홍준표 결집력 확인?
‘패륜집단’ 발언 문용식 사임, 홍준표 결집력 확인?
선거 전날 이슈 소용돌이, 문용식 “자유한국당이 비틀어 공격”…홍준표 ”장인·장모 마지막에 내가 모셨다“

문용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가짜뉴스대책단장이 부산·경남(PK) 민심을 “패륜집단의 결집”이라고 말했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7일 밤 단장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그는 페이스북에 “이 시각 PK 바닥민심,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패륜집단의 결집”이란 표현을 “패륜후보로의 결집”으로 수정했다. 해당 발언이 PK지역 유권자들을 ‘패륜집단’으로 표현했다는 오해를 불렀고, 문재인 후보 측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측도 “패륜 집단이라고 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 자리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 단장은 “자유한국당이 내 글을 왜곡한 것은 터무니없는 억지”라며 “글을 쓴 것은 장인을 ‘영감탱이’라고 부르며 용돈 한 푼 안 주고 26년간 집에도 못 오게 한 홍 후보를 거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이미 수정을 했음에도 자유한국당은 이것을 마치 유권자에 대해 말한 것처럼 비틀어서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말하면서도 선거가 코앞인 상황에서 공격의 빌미를 만들어줬다는 이유에서 사임의 뜻을 밝혔다.

▲ 문용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가짜뉴스대책단장의 지난 6일자 페이스북.
▲ 문용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가짜뉴스대책단장의 지난 6일자 페이스북.

8일 오전 실시간 이슈에 해당 사건이 계속 오르내리자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상도에서는 장인어른을 친근하게 표시하는 속어로 영감쟁이, 영감탱이라고 하기도 한다”며 “그것을 패륜이라고 저를 비난하는 민주당의 작태가 한심하다”는 글을 남겨 공방을 이어갔다.

홍 후보는 “영남을 싸잡아 패륜집단이라고 매도해놓고 역풍이 거세게 불자 이를 호도하기 위해 꾼들을 동원해 홍준표 장인을 검색케 해 검색어 1위에 올려준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나 번지수가 틀렸다”며 “장모님, 장인어른 두 분 모두 마지막에는 제가 모셨고, 성남 천주교 공원묘지 안장도 내가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캠프는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단속에 나섰다. 실수 한 두 가지로 판세가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대위는 SNS를 자주 사용하는 의원들에게 “선거기간 동안 개인 의견 개진을 자제해달라”며 이른바 ‘SNS 주의령’을 내렸다. 구독자가 많고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는 표창원·손혜원 의원, 정청래·진성준 전 의원 등에게는 특별히 주의를 당부했다.

개별 의원이 아닌 선대위 주요 인사가 PK지역 유세 후기를 남기는 과정에서 이런 논란을 생산해 선거 전날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해당 논란은 8일이 어버이날이라는 점 때문에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감탱이’라 부르고 26년간 집에도 안 들였다고 자기 입으로 유세하다니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여성설거지, 돼지발정제 강간모의에, 패륜 자랑’까지 수치스러운 홍준표, 언론은 왜 그냥 넘어갑니까”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측도 공식적으로 논평을 내 홍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8일 문재인 후보 윤관석 공보단장은 “장인어른 푸대접하는 홍준표 후보가 어르신 잘 모실 수 있나”라며 “어르신을 위한 공약을 내놓으며 전국의 어르신들을 모시겠다고 한 홍 후보의 민낯이 고작 이런 것이라니 매우 유감스럽다”며 홍 후보의 ‘영감탱이’ 발언을 언급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포커스뉴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포커스뉴스

한편, 문 단장이 사임하면서 그의 과거 발언도 주목을 받고 있다.

문 단장은 ‘문재인 치매설’을 퍼뜨린 자에 대한 고발조치를 가짜뉴스 대책단장으로서 첫 공식조치라고 밝히며 “우리가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가짜뉴스를 없앨 수는 없지만, 대표적으로 악질적인 사례는 끝까지 파헤칠 생각”이라며 “우리의 모토는 ‘한놈만 팬다 걸리면 죽는다’이다”라고 했다.

당시에도 누리꾼 사이에서 대선 유력주자 캠프에서 ‘한놈만 팬다 걸리면 죽는다’와 같은 표현은 과격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이번 논란으로 선거 판세가 뒤집히긴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전인범 전 사령관의 전두환 비호 발언,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의 ‘악성노조’ 발언,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의 ‘반올림 전문시위꾼’ ‘귀족노조’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지만 판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다만 선거 전 여론조사 공표기간 중에 홍준표 후보 측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는 소위 ‘실버 크로스’가 일어났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논란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 측에서 PK지역의 홍준표 결집력을 확인해준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단장은 해당 페이스북에서 “본의 아니게 ‘부산 민심탐방’ 취재를 한 셈인데 뜻밖에 온통 홍준표 판”이라며 “선거 초반에는 문재인 지지가 많았으나 지금은 여론이 뒤집어져 전반적으로 ‘홍가’가 압도적이며 사전투표에서도 전부 2번 찍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는 홍 후보의 결집력을 부각해 야권 지지자들의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문 단장은 “내 주변에선 홍준표 옹호하는 사람을 접한 적이 없어 내심 놀라웠다”며 “부산이 이 정도니 TK(대구·경북)은 오죽할까”라고 우려하며 “보수층의 막판 무서운 결집세, 지인들기리 공유하는 SNS 여론의 한계도 실감했다”고 남겼다.

문 후보 측 일부 인사들은 ‘사표론’을 퍼뜨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지지층까지 흡수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데 해당 글도 이 전략에 편승한 글로 해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선거 전날 이번 논란이 커지며 다른 후보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문재인-홍준표 두 기존 거대 정당이 지지층을 결집하는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