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향해 또 다시 ‘주적’ 논란을 꺼내들었다. 19대 대선 전 마지막 TV 토론회인만큼 문 후보를 향해 색깔론을 꺼내들어 선명함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2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MBC 스튜디오에서 19대 대선 후보자간 마지막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KBS와 MBC, SBS, YTN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됐다.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은 적폐 아니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적폐”라고 답했다. 이어 홍 후보는 “청산해야 하냐. 주적이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지난번 국방백서에 주적은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표기돼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 19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19대 대선 후보 마지막 TV토론회에 앞서 문재인(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국회사진취재단
▲ 19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19대 대선 후보 마지막 TV토론회에 앞서 문재인(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국회사진취재단
홍 후보는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이) 적폐가 맞기 때문에 청산해야 하지 않겠냐”고 재차 물었다. 문 후보는 “우리가 껴안아야 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라며 “우리 자유 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멈추지 않고 색깔론 공세를 계속 이어갔다. 홍 후보는 “(문 후보가 당선되면) 김정은 정권하고 이제 대화 안하겠냐. 적폐니까 껴안을 필요 없지 않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적폐고 청산 대상이라 하더라도 청산대상이면 청산해야지 왜 대화를 하냐”고 문재인 후보를 압박했다.

문 후보는 “트럼프도 대화를 해야 된다고 하지 않냐”며 “대통령이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어이가 없다”며 “그래갖고 국군통수권을 어떻게 행사하려고 하냐”고 비난했다.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색깔론 공세를 계속했다. 특히 홍 후보는 “문 후보가 대통령 되면 보수 불태우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럼 화형 당하겠다”라며 막말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문재인 후보는 “우리 시민들이 들고 있는 촛불이 커져서 거대한 횃불이 되고, 그 횃불이 보수 정권이 만든 적폐를 청산한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그럼 이해찬 의원이 보수가 집권하면 궤멸시켜야 된다고, 그러면 나는 또 문드러지겠네”라며 황당한 질문을 이어갔다. 문 후보는 “우리 적폐를 만들어온 국정농단 세력에게 국정을 다시 맡길 수 없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이해찬 의원이 상왕이냐”며 엉뚱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이에 답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얘기하고, 비용에 대한 분담 청구가 사전에 있었다고 한다. 사드 배치 문제를 국회에서 살펴보고 따져야 하지 않겠냐”고 홍 후보에게 질문했다. 홍 후보는 “페이크 뉴스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좌파정권이 들어오면 (미국이)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속칭 문재인 정권 들어오면 그렇게 한다는 뜻”이라고 동문서답식 답변을 했다. 

심상정 후보는 홍준표 후보를 향해 ‘강성노조 발언’을 비판했다. 홍준표 후보가 “진주의료원은 강성 귀족노조”라고 말하자 심 후보는 “서울대 병원도 (그렇게 따지면) 강성노조인데 폐지할 거냐”며 “그 기준으로 하면 민주노총도 강성노조 아니냐. 적자도 진주의료원보다 서울대병원은 5년 간 적자가 1900억원인데 홍 후보 논리대로 하면 다 폐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이에 “적자가 있어서 폐쇄한다는 말은 한 번도 한 일이 없다”며 “적자가 쌓이고 놀면서 일 안하고 도민들 세금만 축내니까 내가 폐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도지사 뽑아 놨더니 부패, 비리혐의로 재판이나 다니면서 도지사 역할 제대로 못했다”고 재차 홍 후보를 비판했고, 홍 후보는 “그렇게 적대감정을 갖고 배배 꼬여서 덤비니 어떻게 대통령 되겠냐”고 심 후보를 비난했다.

홍준표 후보는 심상정 후보와의 4대강 사업 찬반 토론을 진행하다가 시간이 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오자 “심상정 후보님은 이정희 의원처럼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잘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각 후보들은 복지·교육 정책과 국민통합 방안을 주제로 공방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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