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통심의위)가 JTBC 태블릿PC 보도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야권 추천 위원인 장낙인, 박신서, 윤훈열 위원이 모두 퇴장한 사이 결정한 사안이다.

6일 방통심의위 전체회의는 약 4시간 동안 지속됐다. 야권 추천 위원 세명과 박효종 위원장을 제외한 여권 추천 위원 4명이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안건으로 올라온 JTBC ‘태블릿PC’ 보도는 3건으로 JTBC의 △2016년 10월24일(최초 태블릿PC보도) △12월8일(태블릿PC 입수 날짜 언급 관련 보도) △2017년 1월11일(태블릿PC 입수 경로 관련 보도) 보도다. 이전 회의에서 함께 안건에 올랐던 지난해 12월19일과 20일 보도(대통령 얼굴 시술 의혹 관련 보도)는 전문 집단 의뢰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이날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방통심의위는 지난해 JTBC 최순실PC 보도가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JTBC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의 민원을 안건으로 상정해 2월15일부터 관련 회의를 계속해왔다. 결국 다섯 번의 회의 결과 JTBC의 제작진을 불러 방송의 문제점을 직접 듣는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 JTBC 태블릿PC 관련 보도.
▲ JTBC 태블릿PC 관련 보도.
이날 세건의 보도에 대해 여권 추천 위원들은 △처음 태블릿PC 보도를 하면서 태블릿PC 화면이 아닌 데스크탑 화면을 보여준 이유 △태블릿PC 입수 날짜의 정확한 시점 △태블릿PC 입수 경로 관련보도와 변희재씨 등과의 고소장 내용이 다른 이유에 대해 의견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추천 위원들은 여권 추천위원들이 문제삼는 부분은 이미 JTBC가 해명을 한 부분이라며 의견진술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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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추천 위원들은 한발 양보해 JTBC 제작진을 부르더라도 ‘의견진술’이 아닌 ‘의견청취’의 형식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견진술’은 관행상 행정 제재 등을 전제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권 추천 위원들(함귀용, 하남신, 조영기, 고대석)은 위원회 규정상 없는 ‘의견청취’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특권이라며 반대했다. 하남신 위원은 “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이 아닌 사실확인을 위한 의견진술을 하자”고 주장했다.

회의가 시작한지 3시간 30분 정도 가량이 지나도 여권 추천 위원들이 ‘의견진술’의 뜻을 굽히지 않고 표결로 이를 결정하려고 하자, 야권 추천 위원들은 모두 퇴장했다. 가장 먼저 퇴장한 윤훈열 위원은 “방통심의위 위원 임기가 두달 남았으나, 앞으로 회의에 들어오지 않겠다”며 고별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윤위원은 “3년 동안 합의제 기구로서 잘 헤쳐나갔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안건인 JTBC 안건을 심의하면서 이렇게 되어서 유감이다”라며 “고별사가 맞다”고 말했다.

윤훈열 위원이 퇴장한 뒤 장낙인 위원과 박신서 위원도 퇴장했다. 야권 추천 위원들이 모두 나가자 박효종 위원장은 “사실 의견진술이나 의견청취나 큰 차이가 없다”면서 “가능하면 합의제 정신을 가지고 나름 시간을 가지고 이야기했으나 이렇게 결정이 나 유감스럽다”며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JTBC에 대한 ‘의견진술’이 결정되면서 제작진 중 누가 의견진술을 위해 나설 것인지도 주목된다. 회의가 휴회될 때 한 여권 추천 위원은 “손석희 사장 부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결국 세달 가량 끌어온 방통심의위의 JTBC ‘태블릿PC’ 보도 안건은 결국 JTBC 제작진을 방통심의위로 부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윤훈열 위원은 “이 안건은 애초에 상정되지 않았어야 할 안건”이라며 “이 사안이 왜 이렇게 오래 동안 결정되지 못하며 전 직원들의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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