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2일 오늘의 아침신문 1면은 온통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소식이다. 유력한 대권주자가 출마선언도 채 하지 못하고 돌연 하차를 선언했으니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만도 하다. 그런데, 어제 아침까지 각 정당을 돌면서 의욕적으로 활동한 반기문 전 총장이 왜 반나절 새 생각을 바꾸고 갑자기 대선에서 하차했을까?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일단 반 전 총장 옆에 달라붙은 정치권 인사들이 반 전 총장의 생각과 많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보수 후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국민 통합후보가 되고 싶었던 반기문은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하차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반 전 총장이 너무 착해서, 정치권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때문에 언론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지지율에 주목했다. 또한 반기문 전 총장이 별다른 희생과 결단 없이 자신이 귀국하면 대권주자 반열에 설 줄 알았는데, 쉽게 통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아지자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하차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즉, ‘날로 먹으려’다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관건은 반기문 불출마가 미치는 영향이다.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 15% 정도의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 표가 어디로 갈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중앙일보가 미리 각 후보 불출마를 가정하고 표 이동을 계산한 결과, 가장 득을 보는 사람은 다름아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반기문 지지율의 20% 정도, 즉 3% 가량의 지지율이 황교안 총리에게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이익을 보지만, 반 후보의 지지율이 비단 여권 후보에만 쏠리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도 10% 가량이 이동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도 약간의 이득을 본다.

최순실 소식으로 가보면, 최순실은 미얀마 이권사업 이른바 ‘K타운’에 개입했고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도 개입됐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미얀마에 가기 전, 안종범 전 경제수석에게 한류사업 강구를 지시했고, 이에 안종범이 박 대통령에게 ‘K타운’사업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미얀마 대사가 최순실의 사람으로 교체됐다.

최순실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이사장 인선에도 개입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이 역시 미얀마와 연결된 일인데,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의 이권을 취하기 위해 코이카 이사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의 장차관급 인사들이 업무용 휴대폰을 부수고 있다고 서울신문이 지난 1일 보도한 바 있는데, 이 지침을 국가정보원이 내렸다는 후속보도가 나왔다. 국정원의 주장은 역시 북한 해킹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것, 하지만 서울신문이 취재한 한 장관은 국정원에게 핸드폰 파기 지시 등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아직 말을 다 맞추지 못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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