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박근혜는 문화계 쪽 인사 외에 최순실에게 인사청탁을 받은 적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짐작했듯 그것은 거짓말인 모양이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유재경 미얀마 대사 임명에 최순실이 개입했다.

유재경 대사는 최순실을 여러 차례 만났고 최씨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삼성전기 전무 출신으로 지난해 5월 임명됐으며 임명됐을 때부터 “아무리 청와대 낙하산이지만 너무하다”는 뒷말이 무성했다고 한다. 유 대사가 삼성 출신이라는 것은 최순실과 삼성의 관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존재도 모른다고 했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문화예술계 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고 특검은 이 모든 과정에 김기춘과 박근혜가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모든 수석실이 참여하는 ‘민간단체보조금 TF’ 같은 것을 만들어 463개 정부위원회를 전수 조사했으며 여기서 좌편향 인사들을 ‘걸러’냈다. 블랙리스트는 김기춘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취임한 2013년 8월 이후 본격화하기 시작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좌편향 문화예술계가 문제가 많다’는 따위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런데, 청와대는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도 반대한다고 한다. 특검이 청와대에 들어가 모든 것을 들쑤시는 것도 아니고 자료요청 정도의 예고된 압수수색인데 이 마저도 받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피의자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거부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장차관들이 업무용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있다고 서울신문이 보도했다. 정부 측은 북한의 해킹을 이유로 내세웠다고 하는데, 서울신문은 특검 수사와 정권 교체 후 있을 사정에 대비해 문제의 소지를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소개했다. 사실이라면 증거 인멸이다.

세계일보와 R&R이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2.8%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13.1%까지 떨어졌다. 오히려 대선판에 뛰어들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3위는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10.5%, 4위는 안희정 충남지사로 9.1%다. 5위가 황교안 국무총리인데 8.3%로 나왔다.

한편 반기문 전 총장은 “촛불민심이 변질됐다”며,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했던 기존의 말을 바꿨다. 집회 한 번 나와 보지 않은 반기문이 촛불 민심 운운하는 것도 기가 막힌 일이지만, 촛불집회를 TV로 봤다면서 멋대로 성격을 규정해버리는 경솔함도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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