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입니다. 고시원 처음인가봐요?”

파격적인 형식의 뉴스를 제작해온 SBS의 디지털브랜드 스브스뉴스가 이번에는 뉴스드라마를 선보였다.

스브스뉴스가 제작한 뉴스드라마 ‘고시원 자식들’은 청년 빈곤의 상징인 고시원에서의 삶을 드라마로 담았다. 처음 고시원에 들어온 218호 입주자를 옆방 219호 입주자가 귀찮게 하며 각종 팁을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고시원의 열악한 현실이 드러난다.

“고시원의 부엌은 이기주의의 온상이예요. 반찬통을 부엌에 두는 순간 기부하는 겁니다. 공용반찬이죠. 설거지는 말 할 것도 없죠. 다음에 안 쓰면 그만이죠.” “고시원은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죠. 이 좁은 곳에서 모든 짐을 풀고 사는 건 사치예요. 고시원은 미니멀리즘이예요”라고 하는 식이다.

1화는 고시원의 방음 문제, 2화는 식사 문제, 3화는 좁은 공간 문제, 4화는 채광 문제를 담았다. 드라마 말미에는 신문기사 헤드라인 형식으로 '취업준비생 평균 한끼 1740원' '서울 집 마련까지 13년 걸려' 등의 메시지가 나온다.

▲ '고시원 자식들' 화면 갈무리.
이 뉴스드라마는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다. 회당 3분 가량으로 길이가 짧고 호흡이 빠르다. 스마트폰 화면을 돌리지 않고 시청할 수 있게 세로영상으로 제작됐다.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내리다 영상을 보는 환경에 맞게 이어폰을 끼지 않고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모든 대사는 자막으로 나간다.

권영인 SBS 스브스뉴스 팀장은 “아이디어 회의 도중에 청년 주거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다들 주변에 고시원에 사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면서 “많은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부터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청년주거 기획을 한 건 아니지만 언젠가 드라마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할 거면 이 아이템이 좋을 것 같았다”면서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어 드라마 장르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웹드라마 기획경력이 있는 제작진도 있었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8화까지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명 배우들이 출연하다보니 제작비가 많이 들지는 않는다. 일반 드라마 제작비용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반응이 좋으면 다른 뉴스드라마 시리즈 제작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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