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마지막 촛불이 광화문에서 타올랐다. 지난 31일 광화문에 모인 100만 촛불들은 ‘송박영신’을 외치며 다시 한 번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 사퇴와 헌법재판소의 빠른 탄핵소추안 결정을 요구했다.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지난 10월29일 1차 촛불집회로부터 12월31일까지 촛불집회에 참가한 연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선언했다. 주최 측은 31일 촛불집회에서도 광화문 일대 연인원 100만명이 참석했으며 전국 각 지역에서도 10만명이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10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폭죽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집회는 오후 7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올 하반기를 수놓은 촛불에 대해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고 우리가 주인임을 선포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래군 퇴진행동 공동대표, 백석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박근혜 정부에서 누적된 문제들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이날 무대에 오른 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씨 모친 박은미씨의 발언은 참가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박씨는 “세월호 속에는 대한민국 국민 9명이 있다”며 “곧 (참사 발생) 1000일이 다 되도록 아직 세월호 속에 내 딸이 있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아울러 박씨는 “사실 우리는 너무 지치고 힘들다”며 “304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동거차도에서 녹화된 영상이 나오며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구호를 외치면 광화문에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함께 외쳤다. 또한 동거차도 영상에서 풍선을 실어 보내자 문화예술계 참가자들이 함께 304개의 풍선을 하늘로 보냈다.

지난 31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광화문에서 헌법재판소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정상근 기자
지난달 31일 10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 앞으로 행진하다 안국역 사거리에서 경찰의 차벽에 막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정상근 기자
이어진 ‘송박영신 콘서트’에서는 신대철씨와 가수 전인권씨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신대철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사모 등이 부친 신중현씨가 만든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는 것을 비판하며 주최측에 공개적으로 섭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신대철씨는 신중현씨의 아름다운 강산을 편곡했고 가수 전인권씨가 이 노래를 불러 큰 호응을 받았다.

9시20분부터는 주최측이 자체 타종행사를 하면서 종 한 번에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재벌, 새누리당 등을 차례로 비판했으며, 헌법재판소의 빠른 판단을 촉구했다. 또한 동시에 폭죽을 터트리며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10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보신각 앞으로 모여들었다. 사진=정상근 기자
뒤이어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했고 특히 많은 참가자들이 헌법재판소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경찰이 안국역 사거리에서 차벽을 치고 막았고, 참가자들은 11시 경까지 경찰과의 대치선에서 구호를 외치다 보신각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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