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사에서는 346자와 633자 정도의 기사 분량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간된 한국언론정보학보 79호에 실린 정연구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등의 논문 ‘모바일 시대의 기사 길이에 관한 탐색적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주제의 346자와 633자, 1033자, 1368자 분량의 기사를 작성해 선호도와 용이성, 가독성, 정보량, 기억회상 등을 조사한 결과 신문 지면에서는 1033자 기사가 가장 눈에 띄고 읽고 싶은 기사인 데다 그리고 정보량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억회상 정도는 가장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모바일에서는 346자와 644자 기사가 용이성과 가독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기억회상도 633자 기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신문지면 48명씩 4집단 총 192명, 모바일 48명씩 4집단 총 192명, 합계 384명의 강원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신문 지면에서는 1033자 기사가 가장 눈에 띄고 읽고 싶은 기사지만 정작 기억회상 정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신문 지면에서는 가장 눈에 띄고 읽고 싶은 기사는 1033자였고 내용을 전부 읽은 기사는 346자 기사였다. 주관적 만족도에서도 용이성은 1033자 기사가 가장 높았고 가독성은 346자 기사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정보량 평가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이가 길다고 해서 정보량이 많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기억회상 정도는 346자 기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연구 교수 등은 “독자의 주관적 만족도와 행동 결과를 같이 고려한다면 신문을 편집할 때 1033자 기사 한 개를 중심으로 346자 기사를 조합하는 방식이 독자 유인 효과와 독자의 기사 평가, 그리고 독자의 기억회상을 모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33자 기사는 기사질 평가에서 346자 기사와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기억회상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신문 지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주목할 부분은 모바일 기사 조사에서 정보량에서는 1368자와 1033자 순으로 높은 평가가 나왔다는 대목이다. 모바일에서도 긴 기사에 대한 선호도가 있다는 이야기다.

모바일에서는 용이성은 633자 기사, 가독성은 346자 기사, 정보량은 1368자 기사로 각각 효과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 등은 “모바일 환경에서 정보량은 단일 기사에서 모두 해결할 문제가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손을 안 움직이거나 덜 움직여도 되는 346에서 633자 사이의 기사에 대한 수용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면에서는 1368자 기사보다는 1033자 기사를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유인 기사로 활용하면서 다른 기사들은 346∼633자 정도로 압축해서 쓸 경우 지면과 모바일 겸용 기사 생산이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기사 자체에 대한 수용자의 부담 없는 접근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이 논문의 결론이다.

다만 이 논문은 사진과 영상, 인포그래픽 등의 비텍스트적 요소의 영향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 모바일 환경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201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은 1만7000자 분량의 긴 기사였다. 논문 저자들도 “여전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탐사 보도나 기획 기사와 같은 장르에서는 긴 기사가 선호될 수 있으나 이를 판단할 정보가 이 논문에는 없다”고 덧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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