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대우조선해양의 호화전세기에 탑승한 유력언론인을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실명을 공개했다. 송 주필은 20여년전 경제부장을 역임할 당시 기자들의 외유성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자고 주장한 당사자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2011년 9월 송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초호화 향응을 제공받았다. 여행은 이탈리아 베니스·로마·나폴리·소렌토, 영국 런던 등 세계적인 관광지 위주로 짜여졌으며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은 물론이고 유럽 왕복 항공권 1등석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1997년 송 주필이 경제과학부장을 역임할 당시 마련한 ‘경제과학부 해외출장 규정’이다. 당시 그는 “글로벌화 추세로 기자들의 해외출장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나 뚜렷한 원칙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관행을 보다 명확하게 해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을 소개하는 조선일보 기자 페이지.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당시 규정에 따르면 기사 취재와 관계없는 기자단의 단체 해외여행, 기사가치가 없는 고위공무원 혹은 재벌 총수들의 해외 출장 동반 여행, 홍보 목적으로 해외 기업들이 본사 기자를 초정하는 단순 해외출장,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에 제공하는 향응성 해외 출장 등은 전면 금지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2011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 당시 대우조선의 공식 초청을 받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출장을 간 것은 사실이지만 취재 차원의 초청에 따른 출장이었다”며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송 주필이 ‘출장’을 다녀 온 이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와 관련한 현지 취재 기사는 찾아볼 수 없다. 송 주필이 제안한 해당 규정은 해외 출장 기간에 따른 기사출고 의무량을 제시하고 3∼4일 출장의 경우는 1건, 1주일 출장은 2∼3건, 10일 출장은 3건 이상 기사를 게재토록 했다. 

김 의원은 “8박9일 동안 유럽여행 호텔비 식비 관광경비 전부 합치면 2억원대에 이른다”며 “주인없는 회사에서 방만 경영으로 나중에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형편인데 언론으로 이를 꾸짖지는 못할망정 호화판 향응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송 주필은 1954년 전남 영암에서 출생해 광주일고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조선일보에 입사했고 올해로 39년째 기자생활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 경제과학부장, 도쿄 특파원, 워싱턴 지국장, 경영기획실장을 거쳤고 2005년부터 2년간 편집국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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