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하는 인공지능 ‘챗봇’에 대한 기대가 많지만 한국에서 챗봇을 선보인 언론은 없다. 김강학 플런티 대표는 2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스토리텔링의 진화’에서 챗봇의 발전상황을 설명했다.

미디어 분야에서 챗봇은 아직 초창기다. 김강학 대표는 “미국에서도 챗봇을 뉴스에 활용하고 있는데 기능은 단순한 편”이라고 말했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이 메신저를 통해 챗봇을 뉴스에 활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챗봇은 “애플 관련 뉴스를 불러와”라고 입력하면 관련 뉴스를 보여준 뒤 ‘요약하기’ ‘자세히 보기’ ‘관련 뉴스 앞으로 알람받기’ 등의 답변이 뜨고, 이중 하나를 클릭할 수 있다. 김강학 대표는 “아직까지는 무한정 대화를 할 수 없고 답문을 보기로 제시하는 것으로 한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챗봇이 활성화된 분야는 인터넷쇼핑이다. 김강학 대표는 “현재 커머스에서 챗봇이 잘 적용되고 있다”면서 “일반인들이 쇼핑에 불편을 겪는데, 대화 형태로 하나씩 물어보면서 제품 비교와 구매를 할 수 있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스프링’이다. 챗봇이 “무엇을 찾으십니까”라고 물으면 “10만원대 검은 구두”라고 답하고, 대화형식으로 주문까지 할 수 있다.

▲ CNN의 챗봇.
김강학 대표는 챗봇이 발전할 수 있는 두 가지 흐름을 소개했다. 우선, ‘음성’에서 ‘텍스트’로의 변화다. 김강학 대표는 “아이폰의 인공지능 ‘시리’는 편리하지만 지하철이나 직장에서 일일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챗봇이 단순히 대화 인공지능에서 앱들을 모은 플랫폼으로 구성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 ‘시리’는 알람 등 기본 앱에 있는 기능은 수행할 수 있지만 이 외의 다양한 생활정보에 대해서는 답을 낼 수 없어 인터넷 검색결과를 알려주는 데 그쳤다. 

김강학 대표는 “앱 회사 입장에서도 ‘이사앱’ 같은 경우는 한번 쓰고 나면 쓸 일이 없어져 마케팅하기 힘든데, 메신저와 연동되면 채팅창에 ‘나 이사할거야’라고 말하면 관련 앱 기능이 채팅으로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음식배달, 영화예매, 꽃 배달 같은 앱도 응용되면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아진다. 

이 같은 특성을 구현한 게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기기 ‘아마존 에코’다. 본래 이 기기는 아마존 관련 콘텐츠 쇼핑을 돕는 게 전부였지만, 다양한 앱들을 수용한 후 기능이 많아졌다. “휴(불 끄는 앱)한테 불을 끄라고 해.” “허핑턴포스트 헤드라인 요약해줘”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